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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6.13 18:33 수정 : 2019.06.13 19:14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국회 정상화를 위한 여야 협상이 막판 초읽기 단계에서 좀처럼 타결되지 못하고 있다. 이견이 좁혀질 때마다 자유한국당이 또다른 조건을 내걸면서 협상이 꼬이고 있다고 한다. 자유한국당은 지난주엔 정치개혁특위와 사법개혁특위 재구성을 요구하더니, 이번엔 ‘경제실정 청문회 개최’를 국회 정상화 조건으로 추가로 내놓았다. 난데없는 경제 청문회를 요구하는 건 총선용 정치공세로 볼 수밖에 없다. 협상 타결을 위한 진지한 접근으로 보기 어렵다. 이런 상황이라면 이제는 정말로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만의 국회 소집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3일 “여당이 국회를 열겠다는 목적이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추경”이라며 “경제 청문회를 열어 무엇이 문제인지 밝히고, 이를 수용하지 못한다면 청와대와 여당이 정책 집행자의 자격이 없다는 걸 자인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한시가 급한 추경 논의 자체가 경제 상황에 대한 진단이자 긴급처방인데, 이 와중에 지난 2년간의 경제정책 공과를 따지자는 건 너무 한가하고 정략이 보이는 얘기다. 민생에는 관심이 없고 정부여당 흠집내기에만 골몰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런 식이라면 국회 정상화 의지가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번 주말을 마지노선으로 합의가 안 되면 바른미래당 단독으로 역할을 하겠다. 단독 소집을 포함해 정상화가 될 수 있도록 행동으로 옮길 생각”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단독 국회’ 소집을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고, 정의당은 윤소하 원내대표가 국회 중앙홀에서 국회 정상화를 요구하는 농성을 하고 있는 만큼 이들 정당과 함께 6월 국회를 소집할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가장 바람직한 건 그 이전에 협상이 원만히 타결돼 국회를 정상화하는 것이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의 거듭되는 몽니로 다음주에도 정상화가 어렵다면 다른 4당의 결단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자유한국당은 사사건건 반대로 일관해 정부여당을 곤경에 빠뜨리면 내년 총선에서 유리할 것이란 착각에 사로잡혀 있는 듯하다. 야당의 투쟁에도 지켜야 할 선이 있다. 지금처럼 자유한국당이 정치적 계산에 눈이 어두워 민생과 경제를 외면한다면 외려 국민 심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국민의 따가운 시선을 직시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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