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6.04 18:31
수정 : 2019.06.04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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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4일 오전 2020 경제대전환위원회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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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4일 오전 2020 경제대전환위원회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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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4일 자유한국당에 ‘문재인 대통령과 5당 대표 회동’과 ‘대통령과 황교안 대표의 일대일 회담’ 동시 추진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7일로 회동 시기도 명시했다. 황교안 대표가 “급한 것은 경제를 챙기고 국민들의 아픔을 보듬는 일”이라며 “대통령 북유럽 순방 전에 제1야당 대표를 만나는 것이 순서”라고 말한 데 대한 공개 답변이다. 하지만 황 대표는 ‘3당 원내대표 회동 뒤 일대일 대화’를 요구하며 이를 거부했다. 답답한 일이다.
‘민생 파탄과 경제위기 해결’을 외쳐온 황 대표가 대통령과 특정한 형식의 회동만 고집하는 건 지나치다. 그는 지난달 14일 문 대통령의 여야 지도부 회동 제안도 ‘일대일’ 형식을 요구하며 거부했다. 그는 “여러 당 대표들이 모여 한마디씩 거드는 회담은 의미가 없다”며 “일대일 회담을 원하지만 어렵다면 3당 원내교섭단체 회동 직후 일대일 대화까지는 용인하겠다”고 말했다. 그래서 청와대가 ‘5당 대표 회동과 일대일 회담’을 동시 제안한 것일 텐데, 이것도 거부하는 건 다른 정당 대표를 아예 무시하는 처사다.
문재인 정부 들어 열린 5당 대표 회동에 두차례나 불참했던 홍준표 전 대표도 지난해 3월7일엔 5당 대표 회동에 참석한 바 있다. 그리고 한 달 뒤 4·27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대통령과 단독 회동을 별도로 했다. 더욱이 지난해 8월 문 대통령과 5당 원내대표 합의에 따라 ‘5당 여야정협의체’를 출범시켰던 터다. 이런 틀을 완전히 무시한 채 ‘3당 원내대표가 만난 뒤 일대일 회담’을 주장하는 건 아집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황 대표는 이날 ‘2020 경제대전환위원회’ 출범식에서 “당이 특별기구까지 만들어 경제정책 대안을 마련해야 할 정도로 우리 경제가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위원회가 만들 정책이 “내년 총선과 2020년 대선까지 당을 이끌 견인차”라고 밝혔다. 지금 총선·대선용 위원회보다 시급한 건 국회 정상화다. 국회는 지난 5월1일 이후 열리지 않고 있다. 정부가 낸 추가경정예산안은 41일째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5당 대표 회동 뒤 일대일 회담’과 ‘3당 원내대표 회동 뒤 일대일 회담’이 국회 정상화를 가로막을 정도로 커다란 차이가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 황 대표 말처럼 민생이 파탄나고 경제가 위기라면 국회부터 정상화하는 게 제1야당 대표의 책임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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