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6.02 17:58
수정 : 2019.06.02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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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까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허버트 맥매스터의 모습. 뮌헨/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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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까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허버트 맥매스터의 모습. 뮌헨/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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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까지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안보 정책을 보좌했던 허버트 맥매스터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해 북-미 정상회담이 없었으면 전쟁을 향해 나아갔을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아사히신문>이 1일 보도했다.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북한과의 군사 충돌을 피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최악의 사태 대비를 위해 모든 군사적 선택지를 준비해 둬야 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그는 군사공격이 어느 정도 현실적이었냐는 질문에 “만약 방침 전환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전쟁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맥매스터는 ‘방침 전환’이 구체적으로 뭘 뜻하는지 부연 설명하진 않았지만, 한국이 주선한 북-미 정상회담을 트럼프 대통령이 수락한 걸 지칭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초까지 군사적 긴장이 급속히 높아지던 한반도 상황이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대화와 협상 국면’으로 전환됐고 전쟁 위기가 해소됐음을 확인해준다는 점에서 이 발언은 의미가 있다.
현시점에서 맥매스터 발언에 주목하는 건, 그렇게 전쟁 위험을 누그러뜨린 북-미 비핵화 협상이 하노이 2차 정상회담 결렬 이후에 교착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며 한반도 긴장을 다시 높이고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최근 북한은 제한적 수준이지만 단거리 미사일을 잇따라 발사했고, 미국 의회와 행정부에선 대북 제재 강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과거로 돌아가지 않으려면, 북·미의 유연한 태도가 매우 절실한 시점이다.
지난해 ‘방침 전환’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한 건 한국 정부였다. 그런 ‘전환’의 결실이 아직 분명히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해서 정부 정책을 맹비난하는 보수 야당과 언론의 태도는, 전쟁의 위험성을 생각하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아무리 더디고 성과가 불투명한 대화 노력이라도, 전쟁을 향해 나아가는 것보다는 나은 선택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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