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5.30 18:26
수정 : 2019.05.30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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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33명을 태운 유람선이 부다페스트를 관통하는 다뉴브강에서 전복되는 참사가 발생한 직후인 29일 밤(현지시각) 헝가리 구조대원들이 작은 보트에 몸을 싣고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부다페스트/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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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한국인 단체 관광객을 실은 유람선이 침몰해 수십명의 사망자·실종자가 나오는 참사가 일어났다. 한국인 관광객들은 29일(현지시각) 밤 부다페스트 야경을 구경하기 위해 소형 유람선을 탔다가 대형 크루즈선과 충돌해 사고를 당했다고 한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가족 단위 여행객이었고 탑승자 중에는 어린이도 있었다고 하니 안타까움을 더 금할 수 없다.
지금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속하고 적극적인 구조작업이다. 사고 소식을 접한 직후 문재인 대통령 중심으로 대책회의를 서둘러 열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신속대응팀을 급파한 것은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정부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정부는 헝가리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사망자를 수습하고 실종자를 한 명이라도 더 찾는 데 총력을 다해야 한다. 다뉴브강의 강물 수위가 5m를 넘는다고 하니 실종자를 수색하는 데 많은 인력과 시간이 들 수 있다. 헝가리 당국이 구조와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폭우로 유속이 빨라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세월호 구조 경험이 있는 해군과 해경 구조대를 파견하기로 했다니 수색 작업에 속도를 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실종자 수색·구조와 함께, 사고 원인을 헝가리 정부와 공조해 파악하는 일도 진행해야 한다.
사망자·실종자가 이렇게까지 많이 난 것은 현지 유람선 운영자의 안전불감증이 큰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사고 시점에 부다페스트에는 비가 내리고 바람도 세게 분데다 최근 강우량이 많아 다뉴브강의 수위가 평소보다 높았다고 한다. 그런데도 관광객 중 아무도 구명조끼를 비롯한 안전장비도 없이 유람선에 탄 것으로 확인됐다. 기상이 악화된 상태에서 안전장비를 갖추지 않고 일정을 강행한 게 대형사고를 부른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국외 관광객이 연간 3000만명이 이르는 시대다. 이에 따라 여행사들도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지만, 돈벌이에만 급급해 관광객의 안전은 외면하는 일이 적지 않다. 2007년에도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관광객을 실은 전세기가 추락해 14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났다.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여행사들은 관광객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 특히 안전에 대한 감수성이 낮은 나라를 여행할 때는 더 많은 주의와 대비가 필요하다. 정부도 관광객의 안전을 여행사에만 맡기지 말고 철저한 관리·감독과 필요한 조처를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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