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5.01 20:37
수정 : 2019.05.01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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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이 재개방된 1일 관광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판문점/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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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이 재개방된 1일 관광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판문점/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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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이 1일 민간에 다시 공개됐다. 지난해 10월 말 판문점 비무장화 조처를 위해 잠정 폐쇄된 지 6개월 만이다. 이번에 개방된 공동경비구역에선 경비대원들이 과거와 달리 권총과 방탄 헬멧도 없이 비무장 상태로 근무를 서는 등 긴장 완화의 분위기가 느껴졌다고 한다. 북쪽 구역의 공개가 미뤄진 건 아쉽지만, 남북 분단과 대치의 상징 판문점에서 살상무기가 사라진 건 지난해부터 한반도에 몰아친 연쇄 대화의 가시적 효과다. 최근 교착 상태인 한반도 정세가 대화 국면으로 복귀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한반도에서 ‘대화 실종’ 상태가 길어지고 있다. 북한과 미국은 지난 2월 말 하노이 정상회담 실패 이후 서로 “먼저 양보할 것”을 요구하며 신경전만 벌이고 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지난 30일 미국을 향해 “연말까지 새로운 계산법을 들고나오지 않을 경우 원치 않는 결과를 보게 될 수 있다”고 위협하고 나섰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앞서 “비핵화 협상이 실패한다면 그때 가서 우리는 경로를 변경해야 할 것”이라고 압박하자 맞불을 놓은 것이다.
남북 간에도 의사소통이 잘 안 되고 있다. 우리 정부는 북-미 간 비핵화 회담의 재개 방안 협의를 위해 남북대화를 제안하고 있으나 북한은 이에 응하지 않고 있다. 또 북한은 공동 유해 발굴, 이산가족 화상 상봉 사업 등 기존 합의 사항의 이행도 중단했고, 4·27 판문점선언 1돌 행사도 남한 단독으로 열렸다. 북한이 남북관계에 열의를 보이지 않는 배경에는 남한의 역할에 대한 불만과 함께 남북관계를 북-미 관계의 종속변수로 낮춰 보는 시각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처럼 북-미 대화가 멈췄다고 남북대화까지 중단된 채 방치되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 급할수록 둘러 가라고 했다. 북한에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중요하다는 건 두말할 나위가 없지만, 북-미 대화가 꽉 막힌 상황에선 남북대화가 우회로가 된다. 북한은 2월 말 이후 첫 외교행사로 지난주 북-러 정상회담을 열어 러시아의 외교적 지지를 확보했지만, 그것만으로 상황을 돌파하긴 어렵다. 유엔 제재의 틀에서라도 남북 합의를 이행하고 남북 교류를 추진하는 게 북-미 협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북한이 더 늦기 전에 남북대화에 적극 나서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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