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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4.04 18:30 수정 : 2019.04.05 01:05

국내 이동통신 3사인 에스케이(SK)텔레콤, 케이티(KT), 엘지(LG)유플러스가 3일 밤 11시 세계 최초로 5G(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들 3사는 애초 5일부터 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11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었던 미국 이동통신 1위 업체 버라이즌이 서비스 개시 시점을 4일로 앞당긴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일정을 이틀 더 앞당긴 것이다. 통신망, 전용단말기(삼성 갤럭시S10 5G), 요금제 등 제반 여건이 갖춰진 상황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해부터 ‘세계 최초’ 타이틀을 놓고 본격적인 경쟁을 벌여왔다.

5G는 초고속·초대용량·초저지연·초연결이 특징이다. 데이터 용량이 아무리 크더라도 초고속으로 끊김 현상 없이 데이터를 주고받고 관리할 수 있는 것이다. 한 예로 15GB 분량의 고화질 영화 한 편을 6초에 내려받을 수 있다. 4G(LTE)보다 40배 빠르다. 전송 속도뿐 아니라 응답 속도도 10배 이상 향상된다. 또 일상생활에 정보통신기술(ICT)이 깊숙이 들어와 통신이 가능한 모든 사물이 거미줄처럼 연결되는 ‘초연결 시대’가 가능해진다. 5G 서비스는 한마디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인프라다. 이런 5G 서비스에서 우리가 ‘세계 최초’ 타이틀을 얻어 ‘정보통신 강국’의 위상이 다시한번 확인됐다. 또 국내외 5G 시장을 선점하고 선도해 나갈 기회를 잡게 됐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의미도 크다.

다만 아직까지 기지국이 부족해 당분간은 수도권과 일부 광역시 등에서만 이용이 가능하다. 또 5G 전파는 직진성이 강해 기지국이 많이 설치된 대형 건물이 아니면 실내에서 통화가 힘들 수 있고 지하철에서도 이용하지 못한다. 4G처럼 자유롭게 쓸 수 있으려면 올해 연말은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통신망의 전국적인 구축 시점은 2022년으로 예상된다.

5G 서비스가 닻을 올렸지만 이제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앞으로 얼마나 내실을 키우고 잠재력을 극대화하느냐가 관건이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에게 5G의 효용을 보여줄 콘텐츠가 부족하다. 그렇다보니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5G가 왜 필요한지 체감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이용자 확산을 위해서는 혁신적인 콘텐츠와 다양한 서비스 개발이 눈앞에 놓인 숙제다. 업체들 간의 생산적 경쟁을 통해 비싼 단말기값과 통신요금도 낮춰야 한다.

또 5G가 개인의 일상생활을 넘어 산업 전반의 혁신을 가져올 기폭제가 되어야 한다. 자율주행차, 스마트 물류, 스마트 공장, 스마트 농장 등 신산업의 육성을 촉진하는 것은 물론, 생산성 저하의 늪에 빠져 있는 제조업을 비롯한 기존 산업에 정보통신기술을 접목시켜 효율성을 높이는 돌파구가 되어야 한다.

5G 시대에는 통신 보안과 안전 문제의 위험성도 그만큼 커진다. 사고가 한번 발생하면 이전과는 비교가 안 되는 심각한 수준의 사회적 재난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5G 시대에는 1%의 사고 발생 가능성을 100%로 보는 인식의 전환이 요구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와 기업이 넓은 시각과 긴 호흡으로 국가적 차원에서 역량을 결집해 우리가 새롭게 떠오른 5G 시장을 주도해 나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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