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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3.29 19:01 수정 : 2019.03.29 19:10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그는 ‘흑석동 상가 구입’ 논란으로 29일 사퇴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그는 ‘흑석동 상가 구입’ 논란으로 29일 사퇴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29일 자진 사퇴했다. ‘흑석동 상가 구입’ 논란이 불거진 지 하루 만이다. 문재인 정부는 이번 일을 ‘촛불 정권’의 가치를 지키려 스스로를 얼마나 엄격하게 제어했나 성찰하고, 집권 3년 차의 각오를 새롭게 다지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김 대변인은 사퇴하면서 “아내가 저와 상의하지 않고 내린 결정이었다”며 “이 또한 제 탓”이라고 했다. 10억원 넘는 대출을 받아 25억원에 달하는 재개발지역 상가 건물을 사들인 세세한 속사정을 다 알 수는 없다. 다만, ‘대통령의 입’인 대변인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고 앞으로 정부 정책과 의제를 국민에게 전하는 데 부담이 되리라는 걸 고려하면, 신속한 사퇴는 그나마 다행스럽다.

청와대와 내각은 이번 사태를 정권 내부의 안이함과 과도한 자신감을 경계하고 기강을 다잡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 최근 7명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보면서, 적지 않은 국민이 취임 3년 차를 맞은 문재인 정부의 자세가 흐트러진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품었을 것이다. 청와대는 서민 주거 안정을 책임질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분당과 잠실 등에 세 채의 주택·분양권을 보유한 인사를 발탁하고, 허위 출장을 통해 연구비를 유용하고 딸의 학교 전학을 위해 세 차례나 위장전입한 인사들을 장관 후보자로 올렸다. 모든 국무위원이 청백리이길 기대하는 건 아니지만, 청와대 스스로 공표한 인사 원칙에 어긋나거나 다수 국민의 눈높이에 걸맞지 않은 사람은 미리 인선 과정에서 배제하는 게 옳았을 것이다. 청와대가 오만에 빠진 건 아닌지, 인사 추천·검증 과정에 엄격함이 실종되고 온정주의가 스며든 게 아닌지, 가혹하리만치 엄하게 되돌아봐야 한다.

29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 지지율은 취임 이후 최저인 43%로 내려갔다. 지지율은 더 추락할 가능성이 있고, 수구보수세력의 반발도 드세질 것이다. 이런 때일수록 청와대 참모와 장차관 등 고위 공직자들은 더욱 엄격하게 자기절제를 하는 게 마땅하다. ‘과거 정권과는 다르다’는 말만 하지 말고, 그 다름을 국민이 느낄 수 있게 행동과 태도로 보여줘야 한다. 야당뿐 아니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7명의 장관 후보자 가운데 “국민의 눈높이와 정서에 부합하지 않는 분들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런 인사들은 임명하지 않는 데서부터 청와대가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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