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3.25 18:19
수정 : 2019.03.25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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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수 사무처장 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직원들이 25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개성으로 출경하고 있다. 파주/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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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수 사무처장 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직원들이 25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개성으로 출경하고 있다. 파주/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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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철수 사흘 만인 25일 업무에 복귀했다. 북쪽 일부 인원은 이날 아침 공동연락사무소에 정상 출근했으며, “오늘 평소대로 교대 근무차 내려왔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들의 업무 복귀는 지난 22일 “상부 지시에 따라 철수한다”고 전격 통보한 이후 사흘 만이지만, 업무일로만 따지면 주말 이틀을 쉬고 월요일에 정상 출근한 모양새다. 업무 공백은 없는 셈이다. 북쪽의 빠른 복귀는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날 연락사무소에 출근한 북쪽 인원이 실무직원 4~5명 수준으로 평소의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봐선, 북쪽의 업무체계가 아직 ‘철수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복구되진 않은 것 같다. 그러나 북쪽은 오전에 평소대로 남북 연락대표 접촉에 응하는 등 정상적으로 근무를 했다고 한다. 또 북쪽은 이날 접촉에서 “공동연락사무소가 북남 공동선언의 지향에 맞게 사업을 잘해 나가야 한다는 뜻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성 공동연락사무소의 정상 운영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어서 바람직하다.
갑작스러운 공동연락사무소 철수와 복귀를 둘러싸고 북한 정책결정 라인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진 지금으로선 알 길이 없다. 남북 간 막후 접촉설부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대북제재 취소’ 지시가 영향을 끼쳤으리란 분석까지 나온다. 경위야 어떻든 이번 일을 계기로 지난해 9월 어렵게 개설된 공동연락사무소가 남북 간 소통 창구로 제 기능을 잘해 나가길 기대한다.
지난달 말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한반도 정세는 난기류에 빠져 있다. 북핵 문제를 놓고 미국의 ‘빅딜’ 해법과 북한의 ‘단계적’ 접근이 한 치의 양보 없이 맞서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남북관계도 속도 조절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 실제 북-미 관계가 악화하면 남북관계도 후퇴한 전례가 과거 여러 차례 있다.
그러나 이는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남한과 국제사회의 여론을 악화시켜 장기적으로 북한 입지를 좁히는 결과를 낳을 개연성이 크다. 이럴 때일수록 남북관계와 북-미 관계가 서로 긍정적으로 영향을 주고받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남북관계는 북-미 관계의 종속 변수인 것은 아니다. 적극적인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북-미 관계에 새 숨결을 불어넣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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