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3.24 18:17
수정 : 2019.03.24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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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3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한에 대한 최신 정보가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없다. 나는 아주 좋은 관계다. (최신 정보가 들어오면) 알려주겠다”고 말했다. 워싱턴/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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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3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한에 대한 최신 정보가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없다. 나는 아주 좋은 관계다. (최신 정보가 들어오면) 알려주겠다”고 말했다. 워싱턴/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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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 트위터에 “대규모 대북 제재가 추가될 것이라고 재무부가 발표했다. 나는 오늘 추가 제재의 철회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대북 경제적 압박을 더 강화하는 미 행정부 분위기에 제동을 건 것으로, 북한을 대화로 끌어내려는 조처로 보인다. 또한 최근 동력을 잃은 듯 보이는 북-미 관계를 방치하지 않겠다는 의지 표명이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좋아하며 이러한 제재가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 건 북한에 던지는 의미가 작지 않다.
이번 지시는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북-미, 남북 간 갈등이 커지는 시점에 나왔다는 점에서 시의적절하다고 본다. 미국에서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안보보좌관 등이 한목소리로 북한에 핵·미사일을 포함한 모든 대량파괴무기의 폐기와 경제제재 해제를 일괄 타결하는 ‘빅딜’을 압박해왔다. 미 재무부는 21일,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으로 대북 제재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북한은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15일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 요구를 “강도 같은 태도”라고 비난하며 북-미 협상 중단 가능성까지 거론했고, 22일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전격 철수했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북한을 “더 압박하지 않겠다”고 유화 메시지를 보냈으니, 이젠 북한이 화답해서 꼬인 실타래를 풀어나가는 게 바람직하다.
북한도 당장 대화를 접겠다는 생각은 아니고, 상황을 지켜보면서 고민을 하는 듯하다.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철수하며 남쪽 인원의 잔류를 묵인한 건 그런 징표로 읽힌다. 김정은 위원장 측근인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최근 러시아를 방문해 북-러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정황도 포착된다. 그러나 대치가 장기화하면 대화 재개의 동력이 떨어지고, 민감한 시기엔 작은 변수가 전체 상황을 엉뚱한 곳으로 몰고갈 수 있다.
최선희 부상은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지속할지, 미사일 발사 및 핵실험 중단을 유지할지 등을 곧 결정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제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의지가 분명히 드러난 만큼, 북한도 더 늦기 전에 이를 명분으로 삼아 대화 재개와 핵·미사일 실험 유예를 지속하겠다는 뜻을 분명하게 밝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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