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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13 18:55 수정 : 2005.01.13 18:55

한나라당 의원 일행이 중국 베이징에서 탈북자 인권 문제로 기자회견을 하려다 중국 쪽의 물리적 저지로 회견이 무산되는 불미스런 일이 벌어졌다. 중국 공안으로 추정되는 ‘괴한’들은 회견장 전기를 끊어 암흑천지로 만든 뒤 내외신 기자들을 힘으로 몰아냈다고 한다. 이들은 신분을 밝히지도 않은 채 한나라당 의원들을 억지로 퇴장시키려 하기도 했다. 우리 의원들을 깔보는 듯한 중국 쪽의 몰상식한 태도는 외교적으로 큰 잘못임이 분명하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에 항의해 11시간이나 회견장에서 대치하는 소동을 벌였다. 우리는 중국 쪽의 거친 태도를 크게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중국 당국이 납득할 만한 해명과 걸맞은 조처를 조속히 취할 것을 촉구한다.

중국의 무례 못지않게 한나라당 의원들의 경솔하고 무책임한 처신도 문제다. 기자회견을 허용할 수 없다는 뜻을 중국 당국으로부터 공식적으로 통보받았음에도 굳이 회견을 강행하려 한 것이 충돌을 불렀다. 중국 쪽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탈북자 문제를 놓고 베이징 한복판에서 기어코 기자회견을 하고야 말겠다는 막무가내식 태도가 갈등을 촉발한 것이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회견에서 강조하려 했던 ‘탈북자 난민지위 인정’ 요구가 중국 당국이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이라는 것은 상식이다. 이웃나라 국회의원 일행의 기자회견을 물리력을 동원해 거칠게 저지한 중국 쪽의 옹졸하고 고압적인 태도나, 방문국의 체제와 관례를 무시하고 회견자제 요청마저 묵살한 채 제집 안방에서처럼 행동하려 한 한나라당 의원들의 일방적 태도나 두루 신중하지 못하고 외교관례에 어긋나는 처사다.

우리는 이번 일이 원만히 수습돼 한-중 외교 관계에 악재로 작용하지 않기를 바란다. 북한 핵 문제를 비롯해 두 나라 사이에 긴밀히 상의하고 협조해야 할 일들이 산처럼 쌓여 있다. 양국은 지나친 감정 대립을 억누르고 슬기롭게 문제를 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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