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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의사의 친손녀인 윤주영씨가 독자 의견을 단 것이다. 그는 “종친회가 할아버지를 자신들의 의지에 따라 좌우할 수 있는 것처럼 말해서 가슴 아프다. 할아버지는 윤씨 문중만의 사람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공인이므로 국민 전체의 뜻에 따라 현판이 복원되어야 한다”며 박정희의 글씨로 현판이 복원되는 것을 반대했다. 그런데 3월11일 윤 의사의 6촌동생 윤재의씨 등이 주동이 된 ‘윤봉길 의사 친족모임’이 윤주영씨의 의견을 비난하고 나섰다. 이들은 “출가하여 다른 집안의 며느리인 윤주영씨의 주장은 윤봉길 의사 가문의 뜻과 전혀 상반되는 내용이며, 출가외인이 윤 의사 집안 어른들과 한마디 상의 없이 행한 잘못된 주장임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글씨는 집자되는 순간 그 힘과 혼이 없어져 죽은 문자가 되기 때문”에 박정희의 글씨 중에서 집자하여 복원할 계획을 밝힌 예산군청의 조처에도 반대하고, 원래의 현판을 복원하라고 주장했다. 참으로 딱한 일이다. 윤 의사의 친손녀를 출가외인으로 치부하는 시대착오적 발상에서 나라님이 내려주신 글씨를 가문의 영광으로 생각하는 봉건적 맥락이 느껴진다. ‘일가붙이끼리 모여서 하는 모꼬지’인 종친회 일에 이러쿵저러쿵 끼어들 일은 아니다. 그러나 윤 의사는 단순한 윤씨 문중 사람이 아니다. 민족의 자주독립을 위해 희생하신 윤 의사는 ‘민족의 사람’이다. 이러한 분을 모시는 사당에 친일파의 ‘힘’과 ‘혼’이 서린 글씨를 걸어서 어쩌자는 것인가? 김학민/학민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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