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면
인간의 오만 먹고자란 동물 반격은인간들의 육식 식탐이 원죄
밥상에 밴 햇볕·바람·하늘의 섭리
육식 찌든 아이들에 가르쳐야 우리 학교 닭장에는 닭과 토끼가 어우러져 한 가족을 이루며 살고 있다. 닭들은 닭장 이곳저곳을 누비며, 흙을 파서 지렁이를 먹기도 하고, 학생들이 뜯어준 풀을 먹으며 양지바른 곳에서 따스한 봄볕을 즐기기도 한다. 풀을 아삭아삭 씹어 먹는 사랑스런 토끼와 쌀겨로 자연식을 누리는 닭들은 그들만의 자유를 누리며 동물답게 커 가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로 국내에서만 700여만마리의 닭과 오리를 살처분한 인간의 비이성적 잔인성이 채 가시기도 전 이번에는 신종 인플루엔자로 온 세계가 비상이 걸렸다. 신종 바이러스에 의한 돼지인플루엔자는 어쩌면 새삼 놀랄 일도 아니다. 그동안 우리의 식탁과 입맛은 어느새 육류에 길들여져 있고, 제단에 바쳐질 날을 기다리는 동물들은 좁은 우리에 갇혀 농약이 뒤범벅된 사료를 먹으며 대량 사육되었다. 질병에 취약한 환경에서 이들은 방부제, 호르몬제, 성장촉진제 등을 맞으며 부자유한 삶을 연명하고 있다. 신종 인플루엔자는 인간의 오만과 무지를 먹고 자란 동물 바이러스가 이제 인간을 향해 반격에 나선 일이요, ‘동물답게’ 살 권리를 짓밟힌 동물들이 인간의 탐욕스런 입맛을 위해 더는 희생할 수 없다는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가 아니겠는가? 우리나라에서 연간 약 7만명이 암으로 죽어가는 것도, 지구온난화라는 전대미문의 재앙이 우리를 위협하는 것도 육식 위주의 식탁 때문이요, 10억 인구가 굶주림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곡물의 3분의 1을 육류 생산을 위해 소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류 재앙의 배후에는 축산기업 자본가의 이윤 추구 음모가 도사리고 있으며 인간의 식탐을 부채질하고 있다. 더 나아가 사육이나 도축 과정에서 무시된 동물의 권리까지 생각하면 육식은 ‘윤리적인’ 문제로 다가온다. 한편에선 풍요의 질병을 낳고, 다른 한편에선 빈곤의 굴레가 되는 이런 육식에 대한 문제는 잘못된 먹거리 교육에서 비롯되고 있다. ‘세상 일체의 법(法)이 식(食)으로 존재하고, 식(食)이 아니면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듯이 음식은 곧 마음을 다스리는 도(道)요 스승이다. 인간이 무엇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건강은 물론 심성까지 좌우된다. 오늘날 청소년들이 과격하고 즉흥적인 것도 육식과 인스턴트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이요, 청소년의 30%가 일정 정도의 정신질환을 갖고 있다는 놀라운 보고도 이런 먹거리와 무관하지 않다.
밥 한 상에는 농부의 땀이 배어 있고, 햇볕과 바람과 하늘의 섭리가 있으며, 정치·경제·사회의 온갖 문제와 그 해법이 들어 있다. 지나가는 거지도 불러 밥 한 그릇 나누던 선인들의 마음은 냉정한 경쟁사회에서 잃어버린 우리들의 지혜를 깨워주고 교육 현장에서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일깨워준다. 모든 생명의 절대적 가치와 상호존중감은 우리 시대의 새로운 생존 규범이 되어야 한다. ‘나약한 동물일수록 인간의 잔인함에서 보호되어야 한다’던 간디의 말을 새기며, 독감에 걸린 돼지들에게 사죄를 올리는 바이다. 정송남 전남 담양 한빛고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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