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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4.08 22:22 수정 : 2009.04.08 22:22

왜냐면

언론 ‘성산업 불패 신화’ 유포
업주와 유착 등 경찰의 단속 부재
성매매 해결의 걸림돌
‘성접대’한 경찰청장 사퇴해야

한 달이 넘도록 우리 사회는 여자 연예인이 맞은 죽음에 대한 진실이 확인되지 않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 연예산업의 성장의 이면에는 신인 연예인들의 노예계약과 부당한 거래가 존재하고, 여자 연예인의 경우 연예기획사의 접대행위에 동원되고, 대가성 있는 로비의 대상이 되는 현실이다. 여학생에 대한 교수의 성희롱, 여성 스포츠 선수에 대한 감독의 폭력, 여군에 대한 상사의 스토킹 등 수많은 일들이 일상처럼 반복되고 있다. 그러더니 청와대 행정관이 업체 관계자한테서 접대와 향응을 받고 불법 성매매까지 했음에도 경찰은 단순한 사건으로 대충 넘어가려 했다는 것은 더 이상 놀라운 일도 아니다. 또다시 지루한 진실공방이 계속되더니, 이제는 한 술 더 떠 기자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현 경찰청장은 성매매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 ‘재수 없으면 걸린다’ ‘나도 공보관 시절 기자들 모텔에 보냈다’ ‘성매매는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발언을 쏟아 냈고, 사실을 보도해야 할 기자들은 모두 함께 입을 다물자고 담합을 하였단다.

그동안 주류 언론들은 여성 문제에 대해서는 주변적인 위치에 놓았고, 여성 관련 기사들은 국가정책인 가족 담론이나 잘나가는 여성들을 치켜세우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폭력피해자에 대한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다뤄왔다.

2004년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과 ‘성매매 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였고, 우리 사회 뿌리깊은 접대, 향응 제공, 상납, 뇌물, 부정부패와 불법 성매매를 근절해 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왔다. 그때마다 언론은 앞장서서 ‘풍선효과’ 운운하면서 성매매는 근절되기 힘들다는 성산업 불패 신화를 계속 유포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국 주류 언론과 경찰은 성매매에 대해 법집행을 퇴행시키는 데 오히려 일조해 왔고, 나서서 불법 성매매의 공범이 되었음이 드러나게 된 것이다. 업주와 경찰의 유착, 뇌물상납, 단속정보 알려주기는 오래된 관행이었고, 제대로 된 경찰 단속의 부재가 성매매문제 해결을 어렵게 하고 있음에도 경찰은 항상 인력이 모자라고, 다른 중대 범죄 때문에 일상적인 단속이 힘들다고 하면서 적극 대응을 해오지 않았다.

언론이 할 일은 경찰의 접대를 받고, 모텔 방에서 불법 성매매를 하고 이런 말을 듣고도 서로 보도하지 않기로 할 것이 아니라, 경찰이 밝혀내려고 하지도 않고 밝히지도 못하는 수많은 권력형 비리와 그 속에서 고통 받고 피해 입은 사람들을 위해 진실을 밝히려고 뛰어다니는 일일 것이다.

최근 들어 잇따라 벌어지고 있는 접대, 향응, 불법 성매매가 어제오늘 일은 아니며 권력형 부정부패와 결코 무관하지 않음을 다시 한번 분명히 하고자 한다. 성매매는 불법이며 성적 착취 구조이며 인권침해이다. 그럼에도 정책을 집행하고 국민의 세금으로 고액의 월급을 받고 있는 권력자, 공직사회, 사회지도층들이 불법 성매매를 접대와 뇌물로 거리낌 없이 행하는 일이 다시는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그 고리를 끊기 위해서라도 강희락 경찰청장은 국민 앞에 사죄하고 즉각 사퇴함이 마땅할 것이다.


정미례 성매매문제 해결을 위한 전국연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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