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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3.18 21:07 수정 : 2009.03.18 21:07

왜냐면

민자도로 폐해 이제 그만

아침을 깨우는 새소리가 밝고 정겨운 새봄이다. 대구의 명산, 앞산 달비골 상수리나무 숲에서 들려오는 새소리는 새봄을 알리는 축가인 듯 우리 귀를 즐겁게 한다.

이런 앞산이 지금 큰 위기에 처해 있다. 얼마 전 시작된 앞산터널 공사로 인해 이곳에 거대한 구멍이 뚫리게 되어 있는 것이다. 무려 4.5㎞의 거대한 굴이 이 앞산의 동서로 뚫린다고 한다. 수많은 폭탄이 앞산의 심장부에서 터질 것이며 이것은 바로 이 산 전체를 울릴 것이고, 곳곳에 산재한 선조들의 유적 또한 영향을 받을 것이다. 우리 인간의 ‘까막눈’에는 결코 보이지 않는 수많은 동식물들이 놀라서 죽거나 사라지게 될 것이다.

앞산 달비골을 오르다 보면 한쪽에 수많은 나무들이 쓰러져 있는 끔찍한 광경을 목격하면서 새봄의 기운이 어디론가 황망히 달아나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것은 바로 터널 공사 때문에 시공업체 태영건설이 벌목 작업을 강행해서 수많은 나무들을 베어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직 완전히 다 베지 못한 것은 ‘앞산꼭지’(앞산을 꼭 지키려는 시민들의 모임) 회원들과 지역 주민들이 이를 막아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주민들의 집단적인 반발에 부딪힌 태영건설은 비도덕적이게도 경비용역들을 고용해서 벌목을 막아서는 연로한 주민들을 제지하며 무리하게 벌목공사를 강행했고 그 와중에 상당수의 주민들이 다쳤다.

전국적으로 민간투자사업의 폐해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는 지금 또 이런 민자도로를 꼭 내야 하는지 의문이다. 대구 역시 ‘범안로’의 실패에서 이미 민자사업의 폐해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까딱하면 두 마리 토끼를 다 잃어버릴지도 모른다. 앞산터널이 제2의 범안로가 되어 대구경제의 발목을 잡는 것도 모자라 대구의 어머니산인 앞산이 서서히 말라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보게 될까 걱정이다.

정수근 ‘앞산꼭지’ 상황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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