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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3.15 18:12 수정 : 2009.03.15 19:54

왜냐면

안동~예천 낙동강 뱃길 복원은
대운하 감춰진 발톱을 드러내는 일
‘4대강’은 뉴딜도 녹색성장도 아닌
재앙적 혈세낭비일 뿐이다

경상북도가 안동~예천의 낙동강 67㎞ 뱃길을 추진한다고 한다. 강바닥을 6m까지 파낸 뒤 수중보를 설치하여 소수력발전을 하고 뱃길을 복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곧 5000톤급 배가 다니는 운하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경인운하가 뚫리면 잠실 수중보에 갑문을 설치하여 하남까지 뱃길을 열고, 팔당호 취수원을 청평호로 옮겨 여주, 충주까지 배를 띄운다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것이 바로 ‘4대강 살리기’의 실체다. ‘4대강 살리기’는 처음부터 운하였다. 이제 감춰둔 발톱을 서서히 드러내는 것이다.

<중앙일보>는 지난해 5월20일치 지면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정두언 의원 등 측근과 오찬 회동을 했을 때 정 의원이 “대운하가 네이밍(이름짓기)이 잘못돼 많은 오해를 부른 것 같다”고 지적하자, “좋은 말을 생각해 봐라”고 당부했다고 한 참석자의 말을 따 보도했다. 그 당부에 따라 ‘대운하’를 눈가림하는 말이 ‘4대강 살리기’라는 것을 아는 국민은 드물다. 이 나라 대통령이 이처럼 국민을 속이고 기만한다는 사실을 알고 놀라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이다.

비행기가 날고 고속철이 질주하는 21세기에 강산을 파헤쳐 19세기의 유물인 운하를 비전으로 삼아 천문학적인 혈세를 탕진하려는 이 대통령의 운하병은 이 나라에는 대단히 큰 불행이다. 근본적으로 반도국가에 종단 운하는 말이 되지 않는다.

지혜가 부족하고 통찰력이 부족하여 엉뚱한 주장은 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을 거짓으로 위장하여 국민을 속이는 것은 용서할 수 없는 대죄다. 부정직하고 부도덕하며 비겁한 짓이다. 경제위기를 빙자하여 녹색성장 등의 미사여구로 국민을 속이고 국토를 유린하려는 정책의 비판에 대해, 이 대통령은 “정부가 하는 일을 무조건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다.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한 것인지 안타깝다”고 말한다.

독재와 무능으로 점철된 과거의 정권들은 있었어도 이렇게 발톱을 감추며 국민을 속이는 정권은 없었다. 누구의 말처럼 우리 국민은 지도자 복이 없다고 체념만 하기에는 너무도 그 피해가 크다. ‘4대강 살리기’는 뉴딜도, 녹색성장도, 일자리 창출도 아니다. 오직 대통령의 자아도취적 독선과 아집에 의한 재앙적 혈세낭비일 뿐이다. 땅만 파는 이 나라의 미래가 어둡기만 하다.


임석민 한신대 경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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