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9.03.11 18:38 수정 : 2009.03.11 21:55

왜냐면

한나라당 의원 시절, 대학 시간강사에 교원 지위를 줘야 한다고 호통치며, 고등교육법 개정안도 내셨습니다. 대학발전과 대학개혁을 외치던 시절의 소신을 지켜주십시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차관께

몇 년 전 차관께서 대학강사에게 교원 지위를 부여하는 법안을 제출하기 전 국회 안에서 토론하는 자리에서 뵈었습니다. 한나라당 국회의원이지만, 당시 참석했던 교육부 관리를 호통치던 모습을 지금도 기억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대학의 문제를 푸는 데 절반의 교육과 연구를 담당하고 있는 대학강사에게 교원의 지위를 부여하는 것이 시급함을 역설하던 모습도 분명히 기억합니다. 그 무렵 또다른 토론회에서 이주호 전 의원은 “현행법상 교수와 부교수, 조교수 및 전임강사만 대학의 ‘교원’으로 규정되어 있어, 시간강사는 교원으로서의 법적 지위를 부여받지 못하고 있다”며 “시간강사들에게 교원의 법적지위를 부여하는 것은 당연하고, 현행 ‘고등교육법’은 이 점에서 위헌이다”고 말했습니다.(2009년 3월7일 오마이뉴스 기사)

저를 비롯해 당시 대학강사들은 한나라당마저 대학강사에게 교원 지위를 부여하자는 법안을 제출하게 되면, 참여정부 후반기라도 대학강사에게 교원의 지위를 부여하는 고등교육법 개정이 가능하겠구나 하는 희망을 갖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희망은 좌절로 금방 바뀌었습니다. 법안만 제출했지, 이주호 의원께서 법안 통과를 위해 노력한다는 것을 우리는 전혀 듣지도 보지도 못했습니다. 또 그때부터 지금까지 일부 조합원들은 대학강사에게 교원 지위를 부여하는 내용을 담은 한나라당, 열린우리당 그리고 민주노동당의 고등교육법 개정안이 통과되기를 요구하며 여의도에서 천막을 치고 있습니다.

이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고, 한나라당이 원내 과반수 정당으로 여당이 되는 상황에서 차관께서는 이명박 정부의 교육 실세로 불리며 청와대 교육수석이 되었습니다. 그때 저는 청와대 앞에서 두달간 화요일마다 ‘얼리 버드’가 되어 경찰들의 호위 속에 ‘대학강사에게 교원 지위 부여하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했습니다. 그러나 청와대의 무관심과 경찰들의 눈총만 받으며 매번 돌아서야 했습니다.

이제 주무부처의 차관이 되셨습니다. 그리고 몇 달이 지났습니다. 이제는 정말 2~3년 전 이주호 차관께서 여기저기서 수차례 다짐했던 교육 개혁의 의지와 대학강사들의 소망을 실현하는 고등교육법을 개정하고 대학강사들도 인간답게 살며 연구와 교육에 전념할 수 있게 힘써 주시기 바랍니다. 대학강사들이 대학의 교육과 연구의 절반을 담당하면서도 선생 대접은 고사하고 인간 대접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한국 대학의 발전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차관께서는 잘 아실 것입니다. 또한 의원 시절 교육부 관리들의 무사안일을 질타했던 것이 쇼가 아니었음을 대한민국 국민과 대학강사들에게 보여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저희 노동조합은 2월 말 면담을 기약하며, 대학강사들에게 교원 지위를 부여하고 대학교육의 발전을 논의하기 위해, 이주호 차관과의 면담(2009년 2월5일 공문)을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아직 공식 답변을 우리는 받지 못했습니다. 전화로 상황을 알아보니 면담 요청 공문이 보고되었다고 들었습니다. 다시 한번 부탁드립니다. 차관님의 진심을 저희에게 보여 주시고, 또 저희 5만명의 대학강사들이 ‘교원’으로서 대학에서 연구하고 교육하며 한국 대학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아니면 대학강사들이 교원 지위를 획득할 수 있는 고등교육법 개정을 어떻게 쟁취할 수 있는지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임성윤 비정규교수노조 성균관대분회장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