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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2.18 20:21 수정 : 2009.02.19 00:39

왜냐면

KDI 편익 분석 타당성 기준 충족
굴포천 공사비 매몰비용이라 누락
환경편익까지 넣으면 편익 높아져
물동량 늘리려 선박 키웠단 논리 안맞아

국토해양부에서는 경인운하 사업을 한국수자원공사가 오는 6월부터 직접 시행하여 2011년까지 공사를 준공할 예정이라고 발표하였다.

경인운하는 역사적으로 고려시대부터 한강과 서해를 연결하기 위해 수차례 시도되었던 사업이며, 현재 공사 중인 굴포천 방수로의 홍수 처리 기능과 함께 경인지역 물류 운송체계 개선에 많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경인운하 사업은 수조원의 비용이 드는 만큼 그간 수많은 논란을 야기해 사업의 본격적인 추진과 관련하여 우여곡절이 많은 사업 중 하나다.

지금까지 대형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의 추진에 대한 폭넓은 의견 수렴 및 객관적인 검증이 시행되어 왔으며, 경인운하 사업에 대해 한국개발연구원(KDI) 및 네덜란드 데하베(DHV)사의 경제성 분석 용역이 수행된 바 있다. 지난해 한국개발연구원은 경인운하 사업의 비용 대비 편익이 1.07로 경제적 타당성 기준을 만족한다고 발표하였고, 이에 근거하여 정부는 본격적으로 경인운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개발연구원의 경제성 분석 중 현재 시공 중인 굴포천 방수로 공사비용의 누락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통상적으로 경제성 분석은 사업 시행 전후를 기준으로 비용을 투입하여 편익에 영향을 끼치는지 여부를 결정하는 요소를 기준으로 수행하게 된다. 따라서 한국개발연구원의 경인운하 경제성 분석 때 굴포천 방수로 공사비는 현재의 공정률에 관계없이 향후 경인운하 사업에 대한 영향이 없기 때문에 매몰 비용으로 다뤄지는 것이 합리적이다. 만약 굴포천 방수로 공사비를 경인운하 사업 비용에 포함시킨다면, 방수로 홍수 처리로 인한 편익도 경인운하 사업의 편익에 포함시켜야 한다. 또한 경인운하 사업의 편익 중에서 환경오염 저감 편익이 경제성 분석에 반영되지 않았다.

따라서 경인운하 사업의 비용 누락만 부각할 게 아니라 편익 부분에서 고려하지 않았던 굴포천 방수로의 연간 치수 편익 및 환경오염 저감 편익도 고려하게 되면, 비용 대비 편익 비율은 더 커질 것이다. 더 나아가 경인운하를 통해 한강과 서해가 만남으로써 창출되는 수변의 각종 문화·관광·레저 휴식공간은 도시민들에게 휴양의 혜택을 줄 것이므로 이것 또한 편익에 더해질 필요가 있다.

민자사업 때 2500톤급 선박을 계획했다가 이번에 경인운하 사업 대상을 4000톤급 ‘강-바다 겸용’(RS) 선박으로 바꿈에 따라 물동량을 1.6배로 늘려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해 무리를 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선박은 단지 대상 물동량을 계획된 경인운하 규모에 맞게 효율적으로 수송하는 수단에 불과한 것이지, 물동량 자체를 결정짓는 요소는 아니다. 따라서 선박 규모로 인해 물동량이 변동되었다는 주장은 논리적이지 않다. 경인운하 대상 선박은 국내 최초의 운하에 사용될 선박이므로 당연히 국내에 존재할 리 만무하다. 따라서 운하 선진지역인 유럽에서 활용되는 선박을 모델로 하여 데하베사에서는 4000톤급 강-바다 겸용 선박을 제시하였고, 이를 토대로 국토해양부와 한국수자원공사에서는 국내 실정에 맞는 선박에 대한 연구를 통해 적합한 선박 건조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한다.


경인운하 사업은 새 정부가 추진하는 녹색뉴딜 사업 중 하나이므로, 사업이 추진되는 동안 찬반 양쪽의 다양한 의견이 개진될 것이다. 무조건적인 반대로 앞으로 남은 세월을 허비하기보다는 합리적이고 다양한 의견 수렴을 통해, 막대한 비용이 낭비되지 않는 성공적인 사업이 될 수 있도록 각계 각층의 노력이 선행되어야만 경인운하는 국가 경제 성장의 원동력 및 각광받는 상징물로 역사에 남을 것이다.

유승훈 호서대 해외개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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