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9.02.15 21:46
수정 : 2009.02.15 21:46
왜냐면
뜨거웠던 지난여름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이 잦아진 지 넉달 만에 대형마트는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재개했다. 지난해 말 대형마트에서 판매된 미국산 쇠고기가 오스트레일리아(호주)산과 한우 판매량을 능가했다고 한다. 값싸고 질 좋은 쇠고기를 국민들에게 먹이려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을 했다던 이명박 대통령은 이런 현상을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물대포로 무자비하게 쏘아대고 진압 방패로 찍어내리면 촛불 따윈 꺼버릴 수 있다는 자만에 빠지지 않았을까? 그런 자만이 힘없고 가난한 자를 밀어붙이는 용산 비극으로 이어지지 않았는지 되돌아볼 일이다.
촛불은 쉬 꺼진다. 그러나 그 속에 담긴 혼불은 강제로 끄려 할수록 들불로 번져 천하를 삼켜버린다는 사실을 권력자들은 잊고 있나 보다. 검찰과 경찰을 하수인으로 하고 조중동이 맞장구를 쳐 주기만 하면 최상위 기득권층만을 위한 영구제국을 건설할 수 있다는 망상을 떨쳐버리지 못하니 말이다.
서민은 안중에도 없는 이명박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결정으로 국민은 극도로 자존심의 상처를 받았다. 먹을거리 주권을 빼앗긴 분노가 폭발해 10대 여학생들이 앞장서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을 들었고, 유모차 엄마들까지 나섰다. 그러나 정부는 국민 앞에 과오를 솔직히 인정하는 노력은 하지 않으면서 촛불 민심을 무참히 짓밟아버렸다.
학교 급식 등 공공기관 식당에서는 미국산을 쓰지 않고 있다. 그러나 자유로운 의견 개진이 어려운 장병들의 식탁은 어떨지 군인 엄마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특히 윗선의 의도에 따라 중요 정책들이 조삼모사 바뀌는 게 국방부다. 그렇게 다량으로 팔리는 미국산이 군대로 흘러들어가지 않는다는 믿음을 가지기 어렵다.
이에 속만 태우던 군인 엄마들이 직접 ‘미국쇠고기 군납 반대’(cafe.daum.net/antigunnab) 카페를 만들어 지속적 감시운동을 벌이고 있다. 비단 군인 엄마들뿐만 아니라 예비군인 엄마들과 예비군 엄마들, 군복무 청년의 아내 될 여성들과 장차 군복무를 하게 될 남성들 모두가 적극 참여하게 될 것이다. 국민 건강 백년대계에 앞장선 뿔난 군인 엄마들이여! 힘내시라.
표명렬 평화재향군인회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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