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면
중기, 10년 기술개발로 성장시킨1조5천억 규모 휴대폰결제 시장
SK 계열사에서 진입하려 해 논란
대기업 상생경영 정신 어디갔나 에스케이그룹은 최근 ‘에스케이상생경영위원회’를 발족시켜 △공정한 계약체결 △공정한 협력업체 선정·운용 △불공정한 거래의 사전 예방 등 3대 가이드라인을 상생경영을 위한 위원회의 주요한 원칙으로 채택했다. 그러나 지금 에스케이 마케팅앤컴퍼니는 9년간 중소기업들이 각고의 노력으로 성장시켜온 휴대전화 결제 시장에 진입하려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정부와 에스케이상생위원회가 발벗고 나서야 하는 일이 생긴 셈이다. 불과 얼마 전의 상생이 단순한 언어의 유희가 아니라면 생존 위기에 내몰린 중소기업들의 반발 이유를 다시 한 번 곱씹어야 할 것이다. 첫째, 대기업인 에스케이 마케팅앤컴퍼니의 심각한 도덕 불감증이다. 핵심은 그동안 중소기업이 각고의 노력 끝에 만들어온 시장을 한순간에 가져가겠다는 구태의연한 답습이다. 휴대전화 결제 시장은 9년 전 중소기업들이 창안한 새로운 아이디어와 특허기술에 기반하여, 완전 경쟁체제 아래 올해 연간 1조5천억원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하였다. 에스케이 마케팅앤컴퍼니는 모기업인 에스케이텔레콤과 협력해 10년 가까이 전력을 다하여 이용자를 보호하며 키워온 휴대전화 결제 시장을 이제서야 몇몇 중소기업들의 독과점 시장이라고 주장하며 자신이 직접 나서서 이를 해결하겠다고 한다. 이는 상생 전에 먼저 기본으로 갖추어야 할 상도의와 신의의 문제이다. 또한 에스케이 마케팅앤컴퍼니는 오케이캐쉬백과 아이피티브이(IPTV) 결제 등을 연계한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 가겠다고 한다. 결제전문 기업으로서는 반가운 얘기다. 하지만 휴대전화 결제 기업들은 이통사의 오랜 파트너로서 당장의 수익은 개의치 않고 새로운 모델 발굴에 적극 협력해 왔다. 오케이캐쉬백과 휴대전화 결제를 연계한 모델 또한 지금까지 협력관계에서 진행해 오던 사업 중의 하나였다.
적지 않은 기간의 상생과 협력을 통한 파트너십을 한순간에 저버리고, 주력사업도 그렇다고 신규사업도 아닌 기존 시장에 진입하여 이제는 혼자 하겠다는 것을 어떻게 설명해도 또 그 누가 보더라도 상생의 차원에서 납득이 어려운 대목이다. 둘째,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지닌 지적재산권으로 확보된 국가경쟁력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다. 에스케이 마케팅앤컴퍼니는 9년간 공히 인정받았던 국내 휴대전화 결제 관련 특허권들 또한 인정할 수 없다고 한다. 특허무용론이 시장진입의 방편으로 이용된다면, 특히 이처럼 부가적인 사업으로의 무분별한 영역확대를 위해 주장된다면 국가가 공인하는 새로운 기술 발명을 통한 수익모델 창출 노력은 무기력해지고, 이에 따른 국가경쟁력 또한 매번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다. 에스케이 마케팅앤컴퍼니가 진정 휴대전화 결제 서비스의 질적 성장을 추구한다면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통한 새로운 제휴모델 발굴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지금과 같은 경제 위기 상황에서 ‘상생’은 더욱 절실하다. 김중태 ㈜모빌리언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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