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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9.18 20:56 수정 : 2008.09.18 20:56

왜냐면

교사직을 정년퇴임하고 지구를 살리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제가 가진 땅도 모두 기부했습니다. 그 땅이 습지나 조림지가 됐으면 합니다. 회장님도 인천 계양산 일대 땅을 골프장 말고 시민숲으로 가꿔주시지 않겠습니까.

생면부지의 신격호 회장님께 당돌하게 글을 올리게 됨을 너그럽게 보아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인천에서 오랫동안 초등학교에 근무하다 지난해에 정년퇴임을 하였습니다. 정년을 마친 뒤에는 그동안 관심을 가지고 있던 자연 살리는 일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일을 하려고 합니다. 저는 세상에서 제일 가치 있고 보람 있는 일이 자연을 잘 보존하여 병들어 가는 지구를 살려내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일이 그동안 자연으로부터 받은 은혜에 대해 보답하는 일이며 우리 후손들이 풍요로운 삶을 지속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사는 지구는 정말 귀한 존재입니다. 50억년 가까이 우리 인류를 따뜻하게 보살펴 온 이 ‘하나뿐인 지구’가 불과 100여년도 못 되는 짧은 기간에 인류의 탐욕으로 급속히 파멸되어 가고 있습니다. 더 늦기 전에 이 보석 같은 지구를 살려야 합니다. 각 나라의 통치자와 기업가는 물론 인류 각자가 지구 살리기에 매진하였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저는 아주 작지만 저 하나만이라도 실천해 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가 가진 것은 보잘 것 없지만 저는 제가 가진 대부분을 사회를 위하고 자연을 살리는 일에 쓰려고 합니다. 그래서 얼마 전에 제가 아끼던 땅 7필지, 6만평 정도를 환경단체인 ‘내셔널트러스트’와 몇몇 종교단체에 기부한 바 있습니다.(<한겨레> 2007년11월8일치 참조) 앞으로 남은 땅 일부도 좋은 곳에 기부를 약속하였거나 기부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어딘가 싼 땅을 구입하여 새들이 쉬어갈 수 있는 큰 습지를 만들고 싶습니다. 뜻을 같이하는 분들과 북한이나 황사 발생지역의 조림사업도 지원해 주고 싶습니다.

이와 같은 기부활동은 외국에서는 흔한 일인 것 같습니다. 지난 1월 빌 게이츠 회장이 세계경제 포럼에서 “가난 해결하는 자본주의를 보여주자”고 한 말도 가난한 사람들에게 기업가들의 기부를 당부한 것이며, 실제로 그는 자기 재산의 90%를 자선사업에 쓰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에 미국의 큰 부자 워런 버핏은 자기 재산의 85%인 37조원을 빌 게이츠 재단에 기부했습니다.

우리나라도 기부에 관한한 존경할 만한 분들이 많습니다. 지난 70년대의 유일한 회장님은 현재가치로 2400억원의 기부를 하였고, 태평양화학의 서성환 회장님도 아름다운 재단에 50억원의 기부를 통해 사회에 대한 책임감과 관심을 보여 주셨습니다. 근래에 대성사업이 경북에 800만평의 땅을 영구 위탁한 바 있고, 에스케이(SK)에서는 울산 태화강변에 100만평의 공원을 조성해 주었다고 합니다.

신 회장님, 신 회장님은 일본에서 역경을 헤치고 슬기로 자수성가한 입지전적인 인물로 국민들은 생각하고 있습니다. 신 회장님도 앞으로 사회와 인류를 위하여 좋은 계획을 가지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그 계획을 조금 앞당기면 안 될까요?

최근 회장님께서 갖고 계신 계양산 일대의 166만7395㎡의 땅을 롯데 계열사인 롯데상사로 매각했다는 소식을 신문으로 전해 들었습니다. 하지만 회장님은 계양산 밑에 매각된 땅 외에도 많은 땅을 갖고 계십니다. 오랜 전부터 회장님은 그 땅에 골프장을 만들고 싶어 하셨습니다. 허나, 인천 사람들의 84%가 골프장 건설을 반대합니다. 인천에는 녹지가 너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골프장도 녹지입니다. 그러나 골프장 녹지는 숲처럼 산소 발생량도 적고 생물다양성 유지에도 해가 됩니다. 농약을 뿌려 메뚜기 하나 살 수 없는 녹색 사막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번 매매과정 또한 도시거래 허가 없이 이루어져 법적으로 거래가 무효일 수 있다고 합니다.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신 회장님, 회장님의 골프장 부지를 숲이 살아 숨쉬는 인천 시민의 시민공원으로 조성해 주시면 어떻겠습니까? 그리하여 롯데가 인천의 간판 기업이 되어 주십시오. 하루에도 수백 명이 오르내리는 계양산 산정에서 사람들이 멀리서 부유한 분들이 골프를 치는 모습을 보고 기죽지 않고 신 회장님이 조성해 주신 시민공원을 보며 회장님의 자연사랑의 마음을 세세대대로 칭송할 수 있도록 해 주시기 바랍니다.

신 회장님 오래오래 건강하시고 댁내에 항구한 평화가 긷들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신중관 인천 계양구 병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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