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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2.10 17:53 수정 : 2019.12.10 20:50

일본 도쿄 <엔에이치케이>(NHK) 방송 센터.

은행장 출신 마에다 데루노부
공영방송 기능 약화 우려
“관저가 조종하기 쉬운 사람 둔 것”

일본 도쿄 <엔에이치케이>(NHK) 방송 센터.

일본 공영방송 <엔에이치케이>(NHK) 회장이 아베 신조 정권과 가깝다고 알려진 금융권 인사로 바뀐다. 아베 정권이 공영방송의 비판 기능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엔에이치케이> 경영위원회는 9일 마에다 데루노부(74) 전 ‘미즈호 파이낸셜’ 그룹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선임했다. 우에다 료이치 현 회장은 내년 1월 24일 임기가 만료된다. 새 회장이 되는 마에다는 옛 후지은행에 입사해 일본 메가뱅크 중 한 곳인 미즈호 파이낸셜 그룹에서 사장과 회장까지 지냈다. 중소기업연구센터 이사장, 국가공안위원회 위원도 지냈다. 아베 총리와 가까운 재계 인사들 모임으로 알려진 ‘시키노카이’(사계의 모임)에 자주 나타난 인물이라고 <마이니치신문>이 10일 전했다.

임기 3년인 <엔에이치케이> 회장이 내부 인사가 아니라 경제계에서 선임된 것은 이번이 5번 연속이며, 금융권 출신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에다가 새 회장으로 선임된 것은 총리 관저의 의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마이니치신문>은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가 “총리 관저가 ‘우에다 (현) 회장은 야당에 신경을 너무 써서, 정권 비판 프로그램에 대한 장악력이 약하다’는 불만이 있었다”고 말했다. 자민당 간부 한 명은 이번 회장 선임에 대해 “관저가 주도한 인선”이라며 “관저가 조종하기 쉬운 사람을 둔 것”이라고 말했다고도 전했다.

우에다 현 회장은 <엔에이치케이> 프로그램 인터넷 동시 전송 등 나름대로 경영 성과를 남겼으나, 최근 한국의 우체국에 해당하는 ‘닛폰유세이’ 자회사의 보험 판매 관련 보도 때문에 교체됐다는 시각도 있다. 닛폰유세이 자회사가 고령자를 상대로 필요하지 않은 보험 상품 갱신 및 재계약을 권유해 수익을 남겨왔다고 방송이 보도하자, 닛폰유세이 쪽이 반발했다. 우에다 회장은 처음에는 닛폰유세이의 항의에 저항했으나 이후 닛폰유세이에 사실상 사죄하는 문서를 보냈다. 닛폰유세이 부사장은 아베 정권 실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공영방송인 <엔에이치케이>가 보도 기관으로서의 자율성을 상실해가고 있다는 지적은 아베 정부 들어 계속되고 있다. 2014년 1월 취임했던 모미이 가쓰토도 아베 정권과의 인맥을 활용해 회장에 올랐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문제와 관련해 “전쟁을 했던 나라 모두에 (위안부가) 있었다”는 말을 해 논란을 빚었다. 우에다 현 회장 때인 2017년에는 ‘사학 스캔들’을 폭로한 마에카와 기헤이 전 문부과학성 사무차관이 자신의 인터뷰가 방송되지 않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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