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9.10.28 19:25 수정 : 2019.10.28 20:26

지난 4일 영화 <주전장>을 만든 미키 데자키가 일본 외국특파원협회(FCCJ)에서 열린 시사회에 참석해 사진을 찍고 있다. <한겨레> 자료 사진

가와사키에서 다큐 영화 주전장 상영 보류
소송 및 항의 가능성에…소녀상 전시 중단과 닮은꼴

지난 4일 영화 <주전장>을 만든 미키 데자키가 일본 외국특파원협회(FCCJ)에서 열린 시사회에 참석해 사진을 찍고 있다. <한겨레> 자료 사진

일본 영화제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상영이 보류되자, 다른 참가자들이 자신의 작품 상영도 중단하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아이치현이 국제예술제 아이치트리엔날레에서 ‘평화의 소녀상’ 전시를 안전상 우려가 있다며 중단했을 때와 비슷한 일이 다시 벌어지고 있다.

‘가와사키 신유리’ 영화제 사무국은 27일 이 영화제에서 상영될 예정이었던 다큐멘터리 영화 <주전장> 상영을 보류한다고 발표했다. 가와사키 신유리 영화제는 가나가와현 가와사키시에서 열리는 소규모 영화제로, 가와사키시가 예산의 절반 가까이인 600만엔(약 6458만원)을 부담한다. 영화제 사무국은 “공동 주최를 하는 가와사키시에서 우려를 표명했다”며 “상영 때 일어날 수 있는 사태를 상정해 상영을 보류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11월 25일 자결의 날, 미시마 유키오와 젊은이들> 등의 영화를 출품한 와카마쓰 프로덕션이 자신들의 작품 상영을 취소한다고 28일 밝혔다. 아이치트리엔날레가 평화의 소녀상 전시를 중단하자, 다른 작가들이 이 예술제 출품을 취소한 것과 닮은꼴이다.

<주전장>은 일본계 미국인 미키 데자키가 만든 영화로, 위안부 피해에 대해 진보적 지식인·활동가들과 일본 우파의 주장을 같이 보여주는 형식을 취한 다큐멘터리다. 지난 4월 일본에서 개봉했을 때 상당한 화제를 모았으며 일반 극장에서도 상영된 적이 있다. 영화에 등장하는 일본 우파 일부가 상업 영화인 줄 모르고 인터뷰에 응했다며, 지난 6월 영화 상영 중지를 요구하는 소송을 감독과 배급사를 상대로 내기도 했다. 이에 미키 감독은 출연자들에게 합의서를 받았으며 합의서에는 다큐멘터리 영화라고 적혀 있다고 반박했다. 가와사키시는 이 소송 사태를 이유로 영화제 사무국 쪽에 상영 중단을 사실상 요구한 것이다.

<주전장> 상영 보류 사태를 비판한 와카마쓰 프로덕션은 성명서에서 가와사키시의 <주전장> 상영에 대한 우려 표명은 “명백히 공권력에 의한 검열”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영화제 쪽이 전화 항의 우려와 관객 안전 확보 어려움을 상영 보류 이유로 든 것도 “지나친 ‘손타쿠’(윗사람 뜻에 맞게 아랫사람이 알아서 행동하는 것)로 표현의 자유를 죽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와카마쓰 프로덕션은 이번 사태가 ‘평화의 소녀상’ 전시가 포함됐던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 전시 중시 사태와 이어진 것이라고도 꼬집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