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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0.25 14:07 수정 : 2019.10.25 14:26

이낙연 국무총리가 24일 오전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요미우리신문> “가까운 시기에 만나자” 적혀
전날 이 총리-아베 회담, 일본쪽은 부정적 평가 많아

이낙연 국무총리가 24일 오전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이낙연 국무총리를 통해 아베 신조 총리에게 전달한 친서에 조속한 정상회담 개최 희망 내용이 담겼다는 일본 언론 보도가 나왔다. 일본에서는 이 총리와 아베 총리 회담에 대해서 양국의 온도 차이가 크다는 지적이 많았다.

<요미우리신문>은 25일, 문 대통령이 아베 총리 앞으로 보낸 친서에는 “가능하다면 가까운 시기에 만나서, 미래 지향적 양국 관계를 향한 논의를 하고 싶다”고 적혀있었다고 익명의 일본 정부 관계자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24일 이 총리는 도쿄 지요다구 총리관저에서 아베 총리와 21분간 회담을 하고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한-일 정상회담을 한다면 다음달 초 타이에서 열리는 동남아시아연합(ASEAN) 관련 회의 또는 다음달 중순 칠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계기가 될 수 있다. 12월 말에는 한-중-일 정상회의가 중국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 신문은 “아베 총리는 발언 예정에 없었던 ‘지역 간 교류의 중요성’을 언급했다”며, “규슈 등에서 한국인 관광객 격감을 염두에 둔 듯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번 회담에 대해 일본 언론들은 “전망이 보이지 않지만 대화 계속”(<니혼게이자이신문>), “징용공(강제동원 피해) 골 메우지 못해”(<요미우리신문>) 처럼 부정적 평가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도쿄신문>은 24일 회담 때 아베 총리가 보도진이 있을 때는 미소를 보이며 악수를 했으나, 보도진이 퇴장하자 “국교정상화의 기초가 된 국제조약을 (한국이) 일방적으로 깨고 있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고 전했다. <도쿄신문>은 아베 총리가 이 총리한테서 문 대통령 친서를 받은 뒤 (이 친서에)눈길도 주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일본 정부 고위관계자가 “문 대통령 대응에 (한-일 관계가) 달렸다. 공은 한국 쪽에 있다”고 말했다고도 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회담에서 딱딱한 태도를 누그러뜨리지 않는 일본 쪽과 일-한의 접근을 연출하고 싶어하는 한국 쪽의 온도 차가 눈에 띄었다”고 보도했다.

24일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일본 기자들을 상대로 한 기자회견에서 이번 총리 회담에 대해 크게 평가하지 않는다는 식의 발언을 많이 했다. 이날 외무성 관계자는 회담이 예정된 10분보다 훨씬 길어진 것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10분이 20분이 된 것일 뿐”이라며 아무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아베 총리 발언이 전향적이라고 볼 수 있냐는 질문에는 “그런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총리관저의 오카다 나오키 관방 부장관은 이날 오후 예정에 없는 기자회견을 열어 아베 총리가 두 차례 ‘한국이 국제법 위반을 시정하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강조했다.

오카다 부장관은 “아베 총리가 ‘한국은 국교정상화 기초가 된 국제조약을 일방적으로 깨고 있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한국이 국가 간 약속을 지켜서 일-한 관계가 건전한 관계로 돌아가는 계기를 (한국이) 만들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총리가 한국은 1965년 한-일 기본조약과 청구권협정을 존중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고 언급했다. 그러자 아베 총리가 “양국 관계가 본격적으로 개선되기 위해서는 국제법 위반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 한국은 국가 간 약속을 지켜서 양국 관계가 개선될 수 있도록 강하게 원한다”고 다시 말했다고 전했다. 오카다 부장관은 아베 총리의 이 발언으로 회담이 끝났다고도 밝혔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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