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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6.28 19:30 수정 : 2019.06.28 19:42

트럼프, 일본에 “군사 장비 구매 논의”
자국 이익 챙기기에 분주한 모습
푸틴 “자유주의 구식” 발언도 논쟁
공동성명 나와도 애매한 표현될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부터),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8일 시작된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있다. 오사카/로이터 연합뉴스
세계가 직면한 난제들의 해법을 논의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개막했지만 ‘스트롱맨’들의 일방주의가 두드러지면서 그 성과에 대한 전망이 어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의장국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는 개막식에서 “무역과 지정학적 긴장 같은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필요한 행동을 취하는 게 주요 20개국의 책무”라고 말했다. 일본 쪽은 유의미한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이날 주요국들과 접촉하며 각국 간 인식의 접점을 만들려고 분주했다.

하지만 취임 이래 각종 다자회의에서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며 좌충우돌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에도 다자주의에 기반한 합의 도출보다는 각국 정상들을 각개격파하는 행동을 보였다. 그는 아베 총리와의 미-일 정상회담에서 무기 구매 얘기부터 꺼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무역과 군사 분야를 논의할 것이다. 일본이 많은 (미국산) 군사장비를 구입하는 데 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스콧 모리슨 오스트레일리아 총리를 만나서도 “나는 동맹국들과의 사이에 엄청난 무역적자를 물려받았다. 우리는 동맹국 군대도 도와왔다. 그래서 우리는 (이제) 우리 자신을 봐야 한다”고 했다.

자유무역 질서 유지를 추구하는 나라들과는 다른 길로 가겠다는 의지를 재강조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일본 및 인도 정상과의 정상회담 뒤 양국과 “아주 큰 무역 거래에 관해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며, 보편적 자유무역의 틀을 벗어나 일대일로 상대한다는 기조를 재확인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까지 국제적 협조주의와 다자주의의 순기능을 부인하며 정상회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그는 오사카로 출발하기 직전 <파이낸셜 타임스> 인터뷰에서 “자유주의는 쓸모없게 됐다. 많은 사람이 이민과 국경 개방, 다문화주의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또 미국과 유럽에서 포퓰리즘이 성장한 것을 예로 들며, 각국은 각자의 길을 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러시아와 사이가 좋지 않은 폴란드 출신인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28일 오사카에서 “자유주의가 쓸모없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은 자유도 쓸모없고, 인권도 쓸모없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적 스트롱맨인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관심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들머리에 “군축과 무역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4월에 ‘러시아 게이트’에 대한 특별검사 수사가 불기소 판단으로 끝난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선거에 개입하지 말라”며 여유 있는 농담을 던졌다. 푸틴 대통령은 빙그레 웃기만 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기후변화, 무역, 북핵, 이란 핵협정, 핵군축 등 산적한 난제들을 놓고 상당한 의미를 지닌 합의나 공동성명이 나오기는 힘들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본 정부는 정상회의 둘째 날이자 마지막 날인 29일 공동성명에 담길 내용에 크게 신경을 쓰지만 합의 도출이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강하게 반대하기 때문에 자유무역에 대한 선언적 표현조차 제대로 들어가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주요 의제인 기후변화도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기후변화 대처에서 보이는 부정적인 태도에 맞서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올바른 표현이 들어가지 않으면 공동성명에 서명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오사카/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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