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2.01 20:18
수정 : 2005.12.01 20:18
고이즈미, 외교공세로 폄하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한국과 중국의 냉대에 아랑곳 않고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정당화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고이즈미 총리는 지난 30일 도쿄 자민당 본부의 한 강연에서 자신의 야스쿠니 참배에 대해 “일본 국민들이 왜 비판하는지 알 수 없다. 한국과 중국의 비판도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이 동아시아정상회의에서도 두 나라 정상회담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힌 데 대해, “중국은 일본 쪽에 원인이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는 특히 “야스쿠니 문제는 외교 카드가 될 수 없다”며 “긴 안목으로 보면 이해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런 발언은 자신의 뒤틀린 역사인식을 문제삼는 주변국의 지적을 외교 공세의 수단으로 평가절하한 것이다.
그는 헌법개정에 대해서도 “군사력이 없으면 다른 나라가 얕잡아보게 되고, 무슨 일을 당할지 알 수 없다”며 군사력 보유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한편, 중국은 고이즈미 총리는 물론 그의 야스쿠니 참배를 앞장서 옹호하는 아소 다로 외상 등의 존재를 아예 무시하고, 대일정책을 실무협의와 민간교류에 한정해 추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도쿄신문>이 1일 보도했다. 중국 <중앙텔레비전>은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유독 고이즈미 총리의 영상만 내보내지 않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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