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7.19 14:10
수정 : 2005.07.21 11:44
일본 오아라이초 교육위, 상위 협의회 결정 거부해 파문
일본의 한 기초자치단체 교육위원회가 14개 지자체로 구성된 교과서채택협의회의 결정을 거부하고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이 펴낸 왜곡 교과서를 채택하겠다는 방침을 정해 파문이 일고 있다.
문제의 지역은 이바라키현 오아라이초다. 오아라이초 교육위원회는 지난 6일 임시회의를 열어 관내 중학교에서 내년부터 사용할 역사교과서로 후소사에서 출판한 새역모 교과서를 사용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산케이신문>이 19일 1면 머릿기사로 보도했다. 교육위원 5명은 “학습지도요령에 가장 출실한 교과서로, 일본의 역사와 전통을 사랑하는 현민의 품성에 적합하다”는 이유를 내걸고 새역모 교과서를 채택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오아라이초 교육위원장과 교육장은 8일 열린 공동채택지구 협의회에서 새역모 교과서 채택을 강력히 주장했지만, 협의회는 다수결로 일본문교출판의 교과서를 채택하기로 결정했다. 오아라이초는 현재 미토시, 히타치나카시 등 이바라키현 중앙부 13개 기초단체와 같은 교과서를 채택하도록 돼 있는 ‘제3 채택지구’에 속해 있다.
그러나 오아라이초 교육위는 여기에 승복하지 않았다. 교육위는 12일 회의를 열어 공동채택 결과를 승인하지 않는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협의회의 결정을 부결시켰다. 이 때문에 제3 채택지구 협의회는 이번주에 이례적으로 재협의를 할 예정이다.
오아라이초 교육위는 재협의에서도 새역모 교과서가 채택되지 않으면 독자행동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역사 과목만은 국가에서 무상으로 나눠주는 교과서를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교육위는 지자체 예산에 교과서 구입비를 반영하는 등의 방식으로 자체예산을 사용해서라도 새역모 교과서를 사용하겠다는 결의를 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현재 교과서 채택과 관련한 ‘의무교육학교의 교과용 도서 무상조처에 관한 법률’은 “협의해서 종목별로 같은 교과용 도서를 채택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채택지구의 최소 단위로는 ‘시 또는 군’으로 돼 있다. 이에 따라 더 작은 지자체인 오아라이초가 공동채택지구 협의회에서 벗어날 수는 없어 앞으로 귀추가 주목된다.
이에 대해 새역모 교과서 저지운동을 펼쳐온 일본 시민단체들은 새역모가 교과서 채택을 위해 앞뒤 가리지 않고 궐기한 양상이라며 상당한 우려를 나타냈다.
한편, 지난 2001년 10개 기초단체로 구성된 도치기현의 한 채택지구에선 애초 새역모 교과서를 채택했다가 주민들의 항의를 받은 일부 지자체 교육위가 채택결정을 부결시키는 바람에 재협의를 통해 결정을 번복한 바 있다. 아래는 산케이신문 기사 전문을 번역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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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바라키현 오아라이초, 자체예산으로 후소샤 교과서 사용 검토 - 7월19일 <산케이신문> 1면
이바라키현 오아라이초 교육협의회가 내년부터 사용하는 중학교 역사교과서로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 멤버가 집필한 후소사 교과서를 만장일치로 선택한 사실이 18일 밝혀졌다.
그러나 오아라이초 등 14개 지자체로 구성된 공동채택지구는 별도의 교과서 채택을 결정, 오아라이초 교육위원회는 이를 승인하지 않고 이례적으로 재협의가 이루어졌다. 재협의에서도 후소사로 결정될 경우 오아라이초는 국가에 의한 무상배포가 아니라 독자적 재원으로 후소사 교과서를 사용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오아라이초 교육위는 6일 임시 교육위원회를 열고 중학교 역사교과서에 대해 “학습지도요령에 가장 충실한 교과서로 일본의 역사나 전통을 사랑하는 현민성에 부합하고 있다”며 후소사 교과서를 채택해야 한다는 결정을 5명 전원일치로 확인했다.
오아라이초는 미토시, 히타치나카시 등 이바라키현 중앙부의 5시 8정 1촌이 같은 교과서를 선택하는 ‘제3채택지구’를 구성하고 있으며, 8일 열린 동 지구 협의회에서 오아라이초 쪽은 후소사 채택을 강력하게 주장했지만 협의회는 다수결로 일본문교출판 교과서를 선택했다.
이와 관련해 오아라이초 교육위원회는 12일 교육위원회를 열었지만 “승인할 수 없다”고 의견이 일치, 협의회 결정을 부결했다. 이와 관련해 제3채택지구협의회는 이번주 중 이례적인 재협의를 실시한다.
교과서 채택권은 법적으로 교육위원회에 있지만 공동채택에서 같은 교과서를 선택한다는 모순된 규정도 있다. 또 채택지구의 최소단위는 ‘시 또는 군’으로 돼 있어 오아라이초가 협의회를 이탈해 단독 채택지구가 될 수는 없다.
오아라이초 교육위원회는 재협의에서도 후소사가 결정되지 않을 경우 역사만은 국가의 교과서 무상배포와는 별도로 자체 예산으로 교과서 구입비를 계상하는 등의 조처를 취해 후소사 교과서 사용을 지향할 방침이다. 오아라이초의 중학교는 2개교로, 학생수는 520명이다.
공동채택에 결함
오아라이초 교육위원회가 교과서채택위원회에 반기를 들고 자체 예산으로 독자적 사용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복수의 시정촌에서 같은 교과서를 선택하는 공동채택제도의 결함이 재차 부각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지방교육행정의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은 교과서 채택을 교육위원회의 직무권한으로 정하고 있어 오아라이초의 교과서를 결정할 권한과 책임은 오아라이초의 교육위원들에게 있다.
한편 ‘의무교육 제 학교의 교과서용도서 무상조치에 관한 법률’은 공동채택과 관련해 “협의를 거쳐 종목마다 동일교과서를 채택해야 한다”고는 돼 있으나, 협의회의 의견이 통과되지 않았을 경우에 교육위원회의 채택권을 어떻게 보장할지에 대한 규정은 없다.
지난번 중학교 교과서 채택이 이루어진 2002년, 토치기현 시모쓰가 채택지구에서 후소사 교과서 채택이 결정됐으면서도 항의를 받은 교육위원회가 부결을 시켜 재협의에서 역전돼, 채택되지 않은 바 있다. 문부과학성은 이와 관련해 시정촌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 경우의 룰을 만들어 도도부현 교육위원회에 통지했지만, 교육위원회의 채택권과 공동채택권에 대한 모순은 해소되지 않았다.
교과서 채택은 “의무교육의 교과서는 국가가 구입한다”는 무상배포제도의 틀 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번 오아라이초 교육위원회의 ‘반란’은 역사뿐만 아니라 독자재원으로 무상배포해서라도 권한을 행사할 각오를 나타내고 있어 “우리 마을의 교과서는 우리들이 선택하겠다”는 교과서 채택권의 확인을 문부과학성에 제시한 형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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