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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총리도 참배를” 아베 등 40여명 참가 일제 침략주의의 상징인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로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사면초가에 몰리자 자민당 소장파 우익을 중심으로 ‘구원부대’가 출범했다. 연구회의 형식을 빌린 이 모임의 이름은 ‘평화를 기원하고 진정한 국익을 생각해 야스쿠니 참배를 지지하는 젊은 의원의 모임’이다. 모임은 오는 28일 창립총회를 열 예정이라고 일본 언론들이 23일 보도했다. 당선 횟수 1~5회의 소장 의원 40명 남짓이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회장은 한일의원연맹의 일본쪽 간사인, 가고시마 출신의 중의원 4선 의원 마쓰시타 다다히로가 맡기로 했다. 다음 총리도 야스쿠니를 참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아베 신조 자민당 간사장 대리는 고문으로 추대될 예정이다. 모임은 한달에 1~2회 연구회를 열어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에 거세게 반발하는 한국과 중국에 어떻게 대응해나갈 것인지를 논의하고, 야스쿠니 참배에 대한 제언을 한다는 방침이다. 모임은 창립총회에 극우 인사인 오카자키 히사히코 전 타이 주재 대사를 초청해 총리 야스쿠니 참배의 역사적 경위와 외교적 의의에 대한 강연을 듣기로 하는 등 그 노선을 분명히 드러냈다. 이 모임의 출범 배경에 대해 <산케이신문>은 전직 총리들을 비롯해 자민·공명당의 유력 의원 등이 참배 자제론을 펴고, 에이(A)급 전범 분사나 국립추도시설 건립 등의 방안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는 데 따른 위기감이 고조됐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또 대표적 우익단체인 일본회의의 국회의원 간담회는 22일 총회를 열어 고이즈미 총리의 참배 지속을 지지하기로 결의했다. 한편, 모리오카 마사히로 후생노동성 정무관은 22일 2차대전 전범에게 사형 등을 언도한 “극동국제군사재판(도쿄재판)이 정말로 옳은 것이었는가”라며 막말을 되풀이했다. 이는 지난 20일 한-일 정상회담에서 한국 정부가 일본 각료·정치인들의 역사 관련 망언에 대해 강력히 항의한 지 불과 이틀 뒤에 나온 것이다. 그의 발언에 대해 고이즈미 총리는 “의원이자 정무관이라는 점을 자각하기 바란다”며 불쾌한 반응을 보였으나, 이는 자신마저 도쿄재판을 부정하는 것으로 추궁당할지 모른다고 우려한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밖에도 나카야마 나리아키 문부상이 며칠 전 “일본군 위안부라는 말은 원래 없었다”고 망언을 하는 등 호소다 히로유키 관방장관의 각료들에 대한 신중한 발언 주문이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아사히신문>은 “고이즈미 총리 자신이 야스쿠니 참배 강행 의사를 굽히지 않는 탓인지 각료들이 역사 문제에 관해선 누구나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하는 분위기”라고 지적했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역사왜곡 ‘고리’ 우익 초당파 연대 ‘교과서 모임’ 등 수백명 우경화 몰이 일본 사회 우경화의 주범 가운데 하나가 우익 정치인들의 다양한 모임이다. 우익 정치인들은 이런 모임을 통해 정부에 압력을 행사하고 발언권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주로 역사, 영토, 안보, 교육을 주제로 결집해 있다. 먼저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연행의 기술을 교과서에서 없애는 것을 목표로 내건 자민당의 ‘일본의 앞날과 역사교육을 생각하는 의원 모임’을 들 수 있다. ‘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과 더불어 역사 왜곡의 ‘쌍두마차’인 이 모임에는 아베 신조 자민당 간사장 대리를 비롯해 나카야마 나리아키 문부상, 나카가와 쇼이치 경제산업상, 모리오카 마사히로 후생성 정무관이 전·현직 간부로 있다. 93년 출범한 역사·검토위원회가 이 모임의 모태다. 야당 우익 의원과의 연대를 꾀하기 위해 만든 게 ‘초당파 의원연맹-역사교과서 문제를 생각하는 모임’이다. 새역모의 최대 후원세력인 일본회의를 전면 지원하기 위해 결성된 일본회의 의원간담회 또한 아베와 나카가와 등이 주도하고 있으며, 240여명의 초당파 의원으로 구성돼 있다. 역사·교육·가정, 헌법·황실·야스쿠니, 방위·외교·영토의 3개 분과를 두고 우익 이념을 퍼뜨리고 있다. 야스쿠니 참배에 앞장서는 신도정치연맹 의원간담회는 “일본은 천황을 중심으로 한 신의 나라”라는 망언을 한 모리 요시로 전 총리가 고문으로 있으며, 220여명이 가담해 있다. 이들의 상당수는 ‘다함께 야스쿠니에 참배하는 의원 모임’에도 고개를 내밀고 있다. 이밖에 개헌 추진에 가장 적극적인 ‘신세기 안전보장체제를 확립하는 젊은 의원 모임’(안보), ‘북방영토 반환·4개섬 교류 촉진 연맹’ ‘러-일 전쟁에서 배우는 모임’(이상 영토) ‘교육기본법 조기개정을 지향하는 연구회’(교육) 등 초당파 모임들이 우경화 몰이를 하고 있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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