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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6.14 19:49 수정 : 2005.06.14 19:49

일한불교교류협의회장

“남북통일과 아시아평화 기원합니다”

“일본이 과거 한국을 침해한 역사적 사실에 대하여 깊은 반성과 참괴(慙愧)의 마음과 함께 다시 불미한 일을 일으키는 일 없을 것을 맹세하는 바입니다.”

미야바야시 쇼겐(宮林昭彦·74·일본 정토종 광명사 법주) 일한불교교류협의회장은 14일 충남 예산 수덕사에서 열린 제26차 한일 불교문화 교류대회에서 일본의 한국 침략을 사죄했다. 참괴란 한자어는 일본에서 ‘부끄럽게 생각한다’는 뜻으로 사용된다. 쇼겐 회장은 일본의 불교대학인 다이쇼대에서 문학박사학위를 받고 30여 년간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현재 정토종광명사 법주로 있다.

일본 불교계가 공식적으로 과거 침략 행위를 사과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며, 쇼겐 회장은 ‘반성과 참괴’를 참회로 받아들여도 좋다고 덧붙였다.

그는 1400년 전 백제 성왕 때 일본에 불교가 전래된 이래 한국과 일본 불교는 각각 발전하며 ‘어머니와 아들’ 관계를 유지해 왔으나 일본의 한반도 강점과 2차대전 종전 및 한국의 해방, 남·북 분단을 겪는 과정에서 갈등이 커져 공유하던 것들을 많이 잃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불교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서 한·일 두 나라가 갈등하게 된 발단을 찾아 참회함으로써 두 나라가 불교계를 중심으로 마음을 나누고 한반도 통일과 평화 교류에 기여하기 위해 사죄했다고 밝혔다.

침략과 전쟁은 정계와 군부가 일으킨 것이지만 불자로서 인도적으로 잘못을 뉘우치는 것이 피해자의 원한을 풀고 발전하는 뼈대를 이루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어 “왜곡 교과서와 독도 문제로 두 나라 관계가 경색돼 있지만 일본에서 극우 사관에 따른 역사 재인식 움직임은 아주 미미하다”며 “오히려 예전에 비해 우익활동이 크게 줄어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도둑이든 전범이든 모두 죽으면 부처가 된다’는 일본인들의 전통적인 사고에 따른 행동으로 보고 있다”는 그는 “다만 총리가 공식적으로 참배하는 것은 한국과 중국을 자극하는 만큼 자제하고 ‘전범자’들의 위패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불교는 기원하는 종교입니다. 한국과 일본의 불자들이 국적을 떠나 신도로서 교류하며 마음을 나누고 남·북 통일과 환경보전, 아시아 평화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어머니에게 저지른 패륜을 참회한 노 스님은 ‘빙그레’ 미소를 머금으며 합장했다.

대전/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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