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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6.26 10:24 수정 : 2006.06.26 10:38

필진네트워크 이영일

일본의 국회의원 절반이 2차대전에 대한 일본 정부의 사죄와 반성에 대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그들의 이러한 인식은 과거 일본의 침략행위에 대한 일본 정부의 적절치 못한 행보를 종합해 봤을때, ‘게는 가재편인가’ 하는 씁쓸함을 자아낸다.

물론 일본의 중의원과 참의원 720명중 33%가 일본의 사죄와 반성이 불충분하다는는 사실을 볼 때, 그나마 일본 정치권의 역사인식과 외교적 시각이 그렇게 낙후되어 있지는 않다는 희망을 갖게 한다. 게다가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대해 반대가 55%로 찬성(26%)의 배를 넘었다는 결과는 한-일간 끊임없이 되풀이되고 있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논쟁이 향후 올바른 방향으로 진전될 수 있다는 긍정적 방향을 유추하게 한다.

그러나 일본의 행정부가 아닌 입법의원들의 과거 역사 의식이 상당 부분 ‘사과할만큼 사과했다’라고 생각한다면 문제가 있다. 진정한 그들 스스로의 잘못에 대한 진정어린 사죄와 그에 따른 신실한 사과 조치가 수반되지 않는 말 그대로 ‘말만’사과를 되풀이하는 것은 진정한 사과가 아니기 때문이다.

속으로는 ‘우리도 억울하다’라는 식으로 독을 품고 있으면서 겉으로만 미안하다고 하고, 뒤로는 역사교과서를 왜곡하고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그들의 이중인격적 행위 앞에 그 누구도 그들의 사죄를 진정한 사죄로 보지 않을 것이며 이를 충분한 사죄의 노력이라고 평가하지도 않을 것이다.

역사는 되돌릴 수 없다. 그들의 잘못을 지울 수는 없겠지만, 그들이 앞으로 어떻게 그들로부터 인해 아픔과 피해를 당한 주변국들에게 말이 아닌 진정어린 사죄와 그에 대한 보상의 행동을 해 나가느냐에 따라 그들의 역사는 오히려 아름다워질 수 있거나 아니면, 역시 간교한 술수로 그들의 역사만을 포장하려 한다는 손가락질을 계속 받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세월이 흘러가도 우리 뿐 아니라 다른 피해국들이 그들의 사죄를 진정한 사죄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것은, 그들의 사죄가 진심이라는 느낌을 받지 못하는 너무도 당연한 이유 때문이다. 아직도 그들로부터 말로 다할 수 없는 고통을 당한 피해자들이 멀쩡히 살아 있는데도 뻔뻔스레 거짓말을 그들의 아이들에게 가르치려 하는 일본을 어찌 쉽게 용서할 수 있겠는가.

일본 정부가 부적절한 행보로 주변국들의 지탄을 받음을 견제하고 바른 길로 나가도록 견제해야 할 의원들의 이같은 인식에 차마 말로 다하지 못할 아쉬움이 드는 것은 필자만의 아쉬움일까.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필자, 기자가 참여한 <필진네트워크>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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