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4.07 19:28
수정 : 2006.04.07 19:28
“정권 교체야말로 구조개혁” 일성…자민당 긴장
‘엉터리 폭로’로 당 지도부가 퇴진하는 등 심각한 위기에 빠진 일본 제1야당 민주당의 새 대표로 오자와 이치로(63·
사진) 전 부대표가 선출됐다. 카리스마의 정치인 오자와와 탁월한 논객 간 나오토 전 대표가 맞붙은 7일 대표 선거에서 민주당은 오자와의 강력한 추진력을 선택했다.
민주당 소속 중·참의원 191명(전체 192명)이 참가한 투표에서 오자와는 119표를 얻어 72표에 그친 간을 물리쳤다. 오자와는 당선 뒤 비장한 표정으로 “정권교체야말로 진정한 구조개혁”이라며 “무슨 일이 있더라도 정권교체를 달성할 수 있도록 전심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자민당 또한 오자와의 파괴력을 경계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그에 대해 “자민당도 잘 알고 있는, 만만찮은 상대”라고 평가했다.
오자와는 지난 2004년 5월 간 당시 대표가 연금미납 파동으로 낙마했을 때 대표가 될 기회가 있었지만, 때가 아니라고 판단해 자신의 연금 미가입을 이유로 대표직을 사양했다. ‘창조와 파괴’라는 수식어가 잘 설명해주듯이, 오자와만큼 파란만장한 역정을 걸은 정치인은 찿기 힘들다. 1993년 총리가 유망한 자민당 최연소 간사장이었던 그는 최대 파벌 다케시타파의 후계다툼에서 패한 뒤, 자파 그룹을 이끌고 탈당해 자민당 장기집권을 붕괴시켰다. 이후 신생당, 신진당, 자유당을 차례로 만든 뒤 부수고 한때 자민당과 연립정권을 꾸리는 등 어지러운 행보를 해오다 2003년 11월 중의원 선거를 앞두고 전격적으로 민주당과 손을 맞잡았다.
일본의 국제공헌을 내세워 군대를 갖춘 ‘보통국가’를 만들어야 한다고 처음으로 주창한 대표적 우파인 오자와는 잔인한 정치술수와 금권부패의 상징으로 꼽혀, 당내에도 거부감이 적지 않다. 그러나 그는 민주당 합당 이후 유엔 중심의 국제공헌을 강조하고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를 반대하는 등 우파 색채를 완화했다. 완력 위주의 정치수법 또한 누그러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