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2.20 16:05
수정 : 2006.02.20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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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 겐지 주중 일본대사관 공보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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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중국매체 책 펴낸 주중 일본 공보공사
이데 겐지 주중 일본대사관 공보공사가 최근 지난 2년 동안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중국 매체와 어떻게 사귈까>(일본교보사)란 책을 펴냈다. 중국어와 일본어 문장을 함께 실은 이 책은 지난 2004년 2월 부임한 이후 우호적이지 않은 중국 매체와 부닥치면서 얻은 경험을 정리한 보고서다. 중국 매체의 편견 등 잘못된 취재·보도관행에 대한 지적은 날카롭지만, 중·일관계 악화의 빌미를 제공한 일본의 책임에 대해선 아무런 분석이나 고찰이 없다는 점이 아쉽다.
-책을 쓰게 된 동기.
=중국 매체의 특성을 잘 모르는 일본인들에게 소개하기 위한 것이다. 나아가 중국과 좀더 진실한 대화를 나누기 위한 모색이다. 중·일 사이에는 서로 이해하기 위해 더 많은 대화가 필요하다.
-중국 매체와 만나며 어떤 문제가 가장 컸나.
=전혀 사실과 다른 내용이 기사화될 때 가장 당혹스러웠다. 내가 하지 않은 말이 나의 말로 나간 적도 있고, 일본정부가 취하지 않은 정책이 사실인 것처럼 보도된 바 있다. 가령 일본정부가 지난 여름 중국을 방문한 일본 대학생들에게 루거우차오(노구교, 중·일전쟁의 도화선이 된 다리)를 참관하지 말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음에도, 중국 매체는 사실인 것처럼 보도했다. 중국에 진출한 일본기업에 관한 기사의 경우 확인 취재 없이 소문을 기사화한 경우도 적지 않다. 중국 매체들은 여전히 “일본은 군국주의 국가”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 스포츠·사냥용 엽총 이외에 전투용 무기를 수출하지 않는 일본의 긍정적 정책 등은 전혀 보도하지 않는다.
-정정 보도를 요청한 바 있나.
=루거우차오 관련 보도에 대해 정정을 요청하는 서한을 6개월 전 관련 신문사 편집국장에게 보냈으나 아직 아무런 반응이 없다.
-중국 매체가 “일본은 여전히 군국주의 국가”라는 시각을 가지고 있는 건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 일본 지도자들의 책임이 있지 않나.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개인 결정이지 일본 정부 차원의 결정이 아니다. 야스쿠니 신사의 성격도 달라졌다. 전쟁 전 일본 정부가 국민들에게 참배를 강요하던 것과 다르다.
-중·일관계가 가장 좋지 않은 시기에 공보공사 직책 수행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외교관은 비관도 낙관도 하지 않는다. 개인 성격은 낙관적이다. 또 중·일 관계의 장기 전망에 대해선 낙관한다. 예전에 일본은 소련, 한국, 동남아와 모두 관계가 안 좋았다. 오늘날 소련이 변한 뒤 관계가 많이 좋아졌다. 한국과 동남아와의 관계도 호전됐다. 중국과도 장기적으로는 관계가 좋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한다.
-지난해 반일시위로 인한 일본쪽 피해 조사된 게 있나.
=구체적 수치는 없다. 중국인의 일본 관광은 지난해 4월 이후 이전의 추세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 기업들 사이 중국 투자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퍼지고 있고 투자는 감소하고 있다.
-베이징에서 일본인들의 안전문제 등에 관해 어떤 대책을 가지고 있나.
=기업과 주재원들에게 냉정하게 대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금은 문화교류가 매우 중요하다. 이런 시기에 문화교류조차 없으면 중·일관계는 더욱 어려워진다.
-북·일 교섭이 진행 중인데, 북한 대사관과 교류가 있나.
=두 나라 서로 대사관이 없기 때문에 필요한 경우 베이징에 있는 두 나라 대사관이 창구 노릇을 한다. 일본 대사관 안에 대북 담당 책임자가 나와 있다.
베이징/<한겨레> 이상수 특파원
le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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