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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05 21:49 수정 : 2005.01.05 21:49


■ 표류 9일 인니 청년 기적 생환기
“바다 왼쪽에도 오른쪽에도 주검 떠다녀”
인도양 지나던 화물선에 극적 발견 구조

거대한 해일이 남아시아 일대를 휩쓸고 지나간 지 9일 만인 지난 3일, 나뭇가지 더미에 의지한 채 하염없이 바다를 떠다니던 한 인도네시아 청년이 지나가던 말레이시아 화물선에 기적적으로 구조됐다.

리잘 샤푸트라(23)는 지진이 일어난 지난달 26일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반다아체에 있는 한 사원에서 청소를 하고 있었다. 갑자기 아이들이 뛰어 들어오며 거대한 해일이 밀려온다고 소리치는 순간, 그들이 미처 피할 겨를도 없이 바닷물이 도시를 덮쳤다.

“왼쪽에도 오른쪽에도 주검이 떠다녔습니다. 처음엔 나뭇가지 더미에 친구들을 포함해 수십명이 같이 매달려 있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하나둘 바다 속으로 가라앉았어요.”

리잘은 빗물과 바다에 떠다니던 코코넛 열매를 먹으며 목숨을 이어갔다.

지난 3일 반다아체에서 160㎞ 떨어진 인도양 복판에서 리잘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말레이시아로 가던 한 화물선 선원들에게 발견됐다. 선장 후앙 웬 펭은 “한 남자가 나뭇가지 위에서 우릴 향해 소리 지르고 있는 걸 봤는데, 정말 믿을 수 없었다”고 발견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햇볕에 그을리고 힘이 다 빠져나간 모습, 다리에 몇 군데 베인 상처, 충격받은 얼굴로 리잘은 5일 뭍에 도착했다. 화물선이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30㎞ 떨어진 클랑항에 도착한 뒤, 그는 바로 응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윤진 기자 mind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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