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1.10 10:53
수정 : 2019.11.11 02:02
“한달 450유로 생활비 감당 힘들어”
파시즘·불평등·자유주의 맞서 싸우자 촉구
프랑스 정치 지도자들과 EU도 비난
프랑스에서 생활고로 금전적 곤경에 처한 한 남자 대학생(22)이 분신자살을 시도했다. 서방에서 금기시되는 분신자살을 통한 사회적 불평등 항의여서 파문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영국 <비비시>(BBC)에 따르면, 프랑스 리옹2대학교에 재학중인 한 대학생이 9일 이 대학교의 한 식당 앞에서 분신자살을 기도해 중태에 빠졌다. 그는 분신에 앞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한달 450유로(약 57만5천원)의 생활비를 더 이상 감당할 힘이 없다고 외쳤다.
그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및 전임 대통령 2명, 극우 정당인 국민연합 대표 마린 르펜, 그리고 유럽연합(EU)이 “나를 죽였다”고 비난했다. 그는 “우리를 분열시키기만 하는 파시즘의 부상, 그리고 불평등을 만들어내는 자유주의에 맞서 싸우자”고 촉구했다. 또 “나는 나를 죽인 마크롱, (프랑수아) 올랑드, (니콜라) 사르코지, 그리고 유럽연합을 비난한다”며 “이들은 모두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한다”고 말했다. “르펜과 공포를 조장하는 (언론의) 편집자들을 비난한다”고도 말했다. 그는 “정치적 장소를 위해” 사람들로 번잡한 대학 식당 앞을 분신 장소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분신한 그는 90도 화상을 입어 중태다. 그는 분신에 앞서 여자친구에게 이 사실을 메시지로 알렸다. 남부교육연대 학생회는 “이 죽음은 학생들이 처한 위험을 드러낸다”며 “그의 행위를 혼자만의 절망으로 폄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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