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9.05 17:15
수정 : 2019.09.05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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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맨 앞)가 4일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에게 새 연정 구성이 완료됐음을 보고하고 내각을 승인받기 위해 대통령궁에 들어가고 있다. 로마/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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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파 오성운동-좌파 민주당 새 내각 꾸려
21명 장관 중 여성 7명…소수 좌파당도 1명
새 내무장관에 이주 전문가…정책 전환 예고
극우 살비니, 쫓겨나듯 퇴진 뒤 악담 퍼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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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맨 앞)가 4일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에게 새 연정 구성이 완료됐음을 보고하고 내각을 승인받기 위해 대통령궁에 들어가고 있다. 로마/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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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정당 ‘동맹’ 대표인 마테오 살비니 전 부총리 겸 내무장관의 전격 탈퇴로 붕괴된 이탈리아 연립정부가 새 내각의 구성을 마치고 5일(현지시각) 신임 장관 취임식과 함께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연정을 주도하는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이 이번엔 극우 ‘동맹’ 대신 중도좌파 ‘민주당’과 손을 잡았다. 이전 우파 연정의 주세페 콘테 총리가 집권 2기를 이어가게 됐다. 어느 정당에도 소속되지 않은 법학자 출신인 콘테 총리는 4일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에게 새 연정 구성을 보고한 뒤, 신임 장관 21명의 인선 결과도 공개했다고 현지 <안사>(ANSA) 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콘테 2기 정부는 총리를 포함해 모두 21명의 장관으로 짜였다. 오성운동 10명, 민주당 9명, 좌파 성향의 소수당인 자유와평등에서 1명이 입각했다. 여성 장관이 7명으로, 3분의 1을 차지한다. 이전의 우파 포퓰리즘 연정이 14개월 만에 좌파 정부로 색깔이 바뀌었다. 오성운동은 지난해 3월 총선에서 과반에 못 미치는 제1당에 오른 뒤 석달 만에 동맹과 연정을 꾸려왔다. 동맹은 그러나 살비니 전 부총리의 ‘헛발질’로 소속 장관 7명이 한꺼번에 내각에서 쫓겨나듯이 물러나면서 야당 신세로 전락했다.
이전 연정의 붕괴를 자초한 마테오 살비니 전 부총리가 겸임했던 내무장관 자리는 정통 관료 출신이자 이주정책 전문가인 루치아나 라모르게세(66)가 발탁됐다. 라모르게세 신임 장관은 최근까지도 이탈리아 북부 최대도시 밀란에서 난민·이주자 수용 센터 신설 계획을 지휘하고 이주자 사회통합 프로그램을 촉진해왔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4일 보도했다. 민주당은 연정 구성 협상에서 오성운동 쪽에 전임 정부의 이주정책을 폐기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관철시켰다. 앞서 살비니 전 부총리가 주도한 이주정책은 난민과 외국인 이민자에 적대적이고 폐쇄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지중해 난민 구조선의 이탈리아 영해 진입과 입항을 거부하고, 긴급한 인도주의적 위기 상황 때문에 입항을 강행한 비정부 기구 난민선 선장을 체포하고 벌금을 매기기도 했다. 유럽연합 회의주의자인 살비니는 새 연정에 대해서도 “프랑스와 독일이 만든 정부, 권력 상실의 두려움이 낳은, 존엄이나 이상이라곤 없는, 잘못된 장소에서 잘못된 사람들의 정부”라고 악담을 퍼부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한편 오성운동 대표로서 지난 2주간 민주당과 새 연정 협상을 이끌어온 루이지 디마이오(33) 부총리 겸 노동산업장관은 이탈리아 역사상 최연소 외교장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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