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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7.11 17:33 수정 : 2019.07.11 19:36

킴 대럭 주미 영국대사가 2017년 1월 미국 워싱턴의 주미 영국 대사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을 맞아 주최한 차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럭 대사는 트럼프 정부 초기 백악관을 “어설프고 무능하며 분열돼 있다”고 평가한 보고서를 본국에 보낸 사실이 최근 언론 보도도 밝혀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격노를 샀고, 결국 10일 전격 사임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보수당 대표 유력주자 존슨에 불똥
언론들 “영국대사 지지 안해 사임” 보도

국제질서 큰 축 미-영 동맹 균열
브렉시트 진영의 음모론도 나돌아

킴 대럭 주미 영국대사가 2017년 1월 미국 워싱턴의 주미 영국 대사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을 맞아 주최한 차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럭 대사는 트럼프 정부 초기 백악관을 “어설프고 무능하며 분열돼 있다”고 평가한 보고서를 본국에 보낸 사실이 최근 언론 보도도 밝혀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격노를 샀고, 결국 10일 전격 사임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를 “서투르고 기능장애가 있다”고 평가한 주미 영국대사의 ‘솔직한’ 외교전문 누출 사태가 일파만파의 ‘나비 효과’를 부르고 있다. 외교전문 작성자인 킴 대럭 주미 영국대사는 10일 사임 의사를 밝혔지만, 국제질서의 큰 축인 미-영 동맹과 영국의 차기 총리 선거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데일리 메일>이 지난 7일 폭로한 전문에서 대럭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 행정부를 ‘기능부전’, ‘서투르다’ 등의 표현으로 평가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대럭을 ‘아주 멍청한 자’, ‘형편없다’ 등으로 비난하며, 더이상 그와 상대하지 않겠다고 극렬히 비난했다. 트럼프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에 대해서도 ‘멍청하다’고 비난해, 외교적 파문을 더했다.

하지만 대럭의 사임엔 트럼프의 맹공 이외에도 국내 정쟁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져 더 큰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비비시>(BBC) 방송 등 영국 언론들은 9일 보수당 대표 경선 토론회에서 선두 주자인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이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것을 보고는 사임을 결심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토론회에서 경쟁자인 제레미 헌트 현 외무장관이 대럭에 대한 신임을 거듭 물었음에도 존슨이 입장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불똥은 존슨에게 즉각 번지고 있다. 존슨이 자신의 강경한 브렉시트 입장을 지지하는 등 개인적으로 친한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하려고, 현직 대사를 옹호하지 않는 등 국익까지 버렸다는 것이다. 메이 총리는 “깊은 유감 사안”이라며 대럭 사임을 둘러싼 사태에 불편한 심기를 보였고, 앨런 던컨 유럽담당 장관은 대럭을 지지하지 않은 것은 존슨의 “경멸스러운 태만”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의 무례한 외교적 언행으로 열패감을 느껴왔던 영국 내의 여론 악화로 존슨은 당 대표 경선에서 최대 위기를 맞았다. 더 나아가 이번 누출 사태가 존슨이 주도하는 브렉시트 강경파들의 작품이라는 음모론도 나돌고 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영국 언론들이 전하는 가장 유력한 이론도 대럭이 열렬한 유럽연합 잔류파여서 제거 대상이 됐다는 것이다. 브렉시트 강경파인 윌리엄 캐시 의원은 <스카이뉴스>에서 “대럭 대사는 우리의 유럽연합 잔류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집착하고, 이는 우려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영국 정부는 누설자 색출에 나섰다. 외교전문을 볼 수 있는 사람이 100명 정도로 파악하고, 누설자는 국가안보 차원에서 다스리겠다는 입장이다. 누설자가 밝혀질 경우, 불똥이 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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