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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7.11 14:42 수정 : 2019.07.11 21:17

독일 튀빙겐대학 고인류학 연구팀이 10일 공개한 두개골 화석 사진(오른쪽)과 이것을 컴퓨터로 분석해 재구성한 모습(왼쪽). 1970년대 말 그리스 남부의 한 동굴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구팀은 이 화석의 생존 시기가 최소 21만년 전이며 현생인류인 호모 사피엔스의 특징을 갖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튀빙겐/AFP 연합뉴스

고인류학 연구팀, 그리스 동굴 화석 분석
“최소 21만년전 이전 현생인류 특징 갖춰”
기존 통설보다 16만년 이상 앞당기는 것
일부에선 ‘측정 오류’ 가능성 등 신중론도

독일 튀빙겐대학 고인류학 연구팀이 10일 공개한 두개골 화석 사진(오른쪽)과 이것을 컴퓨터로 분석해 재구성한 모습(왼쪽). 1970년대 말 그리스 남부의 한 동굴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구팀은 이 화석의 생존 시기가 최소 21만년 전이며 현생인류인 호모 사피엔스의 특징을 갖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튀빙겐/AFP 연합뉴스
현생인류인 호모 사피엔스가 시원지인 아프리카를 떠나 유럽땅에 첫발을 내디딘 시기가 지금까지의 통설보다 훨씬 이른 최소 21만년 전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튀빙겐대학의 고인류학자 카테니라 하르바티 등이 참여한 국제 연구팀은 1970년대 말 그리스 남부 아피디마 동굴에서 발견된 두개골 화석 2개 중 하나가 최소 21만년 전 초기 현생인류의 것으로 추정된다고 10일 밝혔다. 이는 호모 사피엔스의 유럽 도착 시기를 16만년 이상 앞당기는 것이어서, 최종적으로 증명된다면 인류 이주사의 한 장을 다시 쓰게 될 일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연구팀은 과학저널 <네이처>에 실은 논문에서, “2개의 두개골 중 하나는 17만년 전 네안데르탈인의 형태학적 패턴을 보였고, 다른 하나는 21만년 전의 것으로 현생인류와 원시인의 특징이 섞여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런 결과는 홍적세 중기에 이곳에 네안데르탈인에 이어 초기 호모 사피엔스가 존재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 “우리의 발견은 초기 현생인류의 아프리카 이탈이 다양한 경로로 이뤄졌음을 뒷받침하며, 홍적세 시기 인류의 진화와 유럽 동남부 지역의 현생인류 존재로 특징지어지는 복잡한 인구학적 과정을 잘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다른 연구자들은 이번 연구 발표가 증거로 말할 수 있는 수준보다 더 과감하다며 신중한 태도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발굴된 화석이 정말로 현생인류의 것인지, 연대 측정 과정에 오류나 결함은 없었는지 의심스러워 한다는 것이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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