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1.24 16:15
수정 : 2019.01.24 20:35
|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내무장관의 페이스북 페이지.
|
‘극우’ 살비니 부총리 난민 배제 법률에 따라 센터 폐쇄
야당 “나치의 방식으로 가족 분리됐다” 맹비난
그동안에도 “짐 쌀 준비를 하라”며 위협 일삼아
|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내무장관의 페이스북 페이지.
|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내무장관이 로마 근교의 주요 난민 센터를 기습 폐쇄했다. 지난해 11월 난민을 배제하기 위해 만든 ‘안전령’에 따른 조처로 ‘나치의 방식’으로 수백명의 난민들을 내쫓는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23일 <데페아>(dpa) 통신 등 외신을 보면, 22일부터 로마 북쪽에 자리한 도시 카스텔누오보 디포르토의 난민센터에 수용된 500여명이 짐을 챙겨 떠나기 시작했다. 살비니 부총리가 안전령에 따라 이 센터를 이달 말까지 폐쇄하겠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안전령은 난민에 대한 인도적 보호 제도를 없애고, 체류 자격을 엄격하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조처로 다른 난민 센터로 분산 수용이 결정된 300명을 제외한 200여명은 거리로 내쫓기게 됐다. <안사>(ANSA) 등 현지 언론들은 이송이 22일 시작돼 26일 끝난다고 전했다.
살비니 부총리는 “불법 이민자 50만명을 쫓아내겠다”는 극우적 정책을 내세워 지난해 3월 총선에서 약진한 극우 정당의 연합체인 ‘연합’의 대표다. 살비니 부총리는 지난해 6월 포퓰리즘 정당인 오성운동과 연립정부를 꾸려 집권에 성공한 뒤, 난민을 가득 태운 구조선의 이탈리아 입항을 거부하거나 이민자들에게 “짐 쌀 준비를 하라”는 위협적 발언을 이어왔다.
갑작스런 폐쇄 결정에 이탈리아 전체가 논란에 휩싸였다. 야당인 민주당의 로베르토 모라수트 의원은 22일 의회에서 “나치 캠프를 연상시키는 방식으로 부모와 아이들이 분리되고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졌다”고 지적했다. 나치와 파시스트들에 항거하던 반파시즘 단체인 이탈리아유격대원연합회 등도 성명에서 “군대와 경찰을 동원해 갑작스럽고 강제적으로 성인과 어린이들을 목적지도 알리지 않은 채 옮기는 것은 나치의 유대인 강제 이송을 떠올리게 한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살비니 부총리는 “이탈리아는 이 난민캠프의 임대료로 매년 100만유로(약 12억8000만원), 운영비로는 500만유로를 부담해왔다”, “이번 조처는 상식과 좋은 행정의 결론이며, 누구의 권리를 뺏는 것도 아니다”라고 맞섰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