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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1.23 14:12 수정 : 2019.01.23 20:30

프랑스 경찰이 22일 무장강도의 습격을 받은 파리 최대 번화가 샹젤리제 거리의 밀레 은행 샹젤리제 지점을 조사하고 있다. 파리/AFP 연합뉴스

샹젤리제거리 은행 개점 직후 노려
직원 포박, ‘공사중’ 간판 내걸고
3시간 이상 머물며 금고 30여개 털어
경찰, 용의자 3명 추적 중

프랑스 경찰이 22일 무장강도의 습격을 받은 파리 최대 번화가 샹젤리제 거리의 밀레 은행 샹젤리제 지점을 조사하고 있다. 파리/AFP 연합뉴스
‘노란조끼’ 시위로 어수선한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거리에 있는 은행 점포가 무장 강도들에게 속수무책으로 털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대통령궁 인근이어서 순찰이 삼엄한 곳인데도 강도들은 3시간 넘게 머물며 금품을 싹쓸이해 달아났다.

영화에나 나올 법한 대담하고 치밀한 은행털이 사건은 22일 오전 8시30분께 시작됐다. <아에프페>(AFP) 통신 등의 보도를 보면, 강도들은 밀레은행 샹젤리제지점의 개점 직후 시간대를 노렸다. 3명이 복면을 쓰고 들이닥쳐 총으로 직원들을 위협한 뒤 포박했다. 한 직원에게는 조끼를 입힌 뒤 폭탄이 설치됐다며 움직이지 말라고 협박했다. 강도들은 ‘공사 중이라 은행 문을 닫는다’는 내용의 표지판을 밖에 내걸고 다른 고객들의 접근을 막았다. 이들은 3시간 넘게 머물면서 개인금고 30여개를 부수고 금품을 털어 달아났다.

피해 은행 점포는 대통령 관저인 엘리제궁에서 불과 200m 떨어진 곳이다. 평소 순찰이 삼엄하고 유동인구도 많은 곳이다. 하지만 범인들은 치밀한 수법으로 파리의 치안력을 조롱했다.

털린 점포는 주로 부유층을 상대로 영업하는 ‘프라이빗 뱅크’ 업무를 하는 곳이라 피해 액수가 클 것으로 추정된다. 개인금고에 든 현금, 보석 등 귀중품, 증권 등이 싹 사라졌다.

범인들이 달아난 뒤에야 신고를 받고 도착한 경찰은 용의자 3명을 추적하고 있다. 인근 상인은 “주변 사람들이 사건 당시에는 아무것도 보거나 듣지를 못했다. 경찰이 출동한 후에야 사건을 알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엔 파리의 초호화 호텔인 리츠호텔에 손도끼를 든 무장 강도단이 침입해 로비에 진열된 명품 보석 등 400만유로(약 51억2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쳐 달아난 사건이 발생했다. 2010년엔 파리 도심의 크레디리오네은행 점포가 내부 수리로 문을 닫은 사이 강도들이 땅굴을 파고 침입해 200여개 금고를 턴 희대의 은행털이 사건도 발생했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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