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9.26 15:46
수정 : 2018.09.26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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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레오 갈릴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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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여년 전 지동설 지지 서한 원본 영국학술원 도서관서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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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레오 갈릴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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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재판을 받고 나오며 '그래도 지구는 돈다'는 말을 했다고 알려진 이탈리아의 천문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가톨릭 교회의 천동설에 맞서 지동설에 대한 견해를 처음으로 밝힌 400여년 전의 편지 원문이 발견돼 이를 둘러싼 논란도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 편지는 종교재판에 제출된 것과 이보다 덜 자극적인 단어를 사용한 두 가지 버전이 나돌았지만 원본이 없어 어떤 것이 진짜인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했다.
26일 네이처(Nature)에 따르면 이탈리아 베르가모 대학의 과학 역사학자 살바토레 리치아르도 박사는 영국학술원 도서관에서 갈릴레이가 1613년 12월 21일 피사 대학의 수학자 베네데토 카스텔리에게 보낸 서한 원본을 발견했다. 총 7쪽으로 된 서한 마지막 장에는 'G.G.'라는 갈릴레이의 서명이 기입돼 있으며, 글씨체도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갈릴레이는 이 서한에서 성경은 천문학적 사건을 일반인이 이해할 수 있게 간략히 기술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글자 그대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면서 과학적 연구는 종교적 교리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는 주장을 처음으로 했다. 당시 피렌체에 살던 갈릴레이는 수천통의 편지를 썼으며, 이 중 상당수는 과학논문으로 필사본이 곧바로 나도는 등 파급력이 대단했다고 한다. 갈릴레이가 카스텔리에게 보낸 서한도 마찬가지였다.
현재 교황청 비밀문서보관서에 소장된 서한은 1615년 2월 7일 도미니크회 수사 니콜로 로리니가 종교재판에 제출한 것으로 돼 있다. 역사학자들은 수학자 카스텔리가 갈릴레이의 서한을 로리니 수사에게 건넨 것으로 보고 있지만, 갈릴레이는 1615년 2월 16일 성직자 친구인 피에로 디니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 서한의 조작 가능성을 제기하며 원본이라고 주장하는 문서를 첨부했다.
이 문서는 로리니 수사가 종교재판에 제출한 것보다 순화된 단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갈릴레이는 적들의 "사악함과 무지"에 대한 불평을 늘어놓으며 원본 내용을 교황청에 전달해 줄 것을 부탁했다고 한다. 이렇듯 두 가지 버전이 나돌면서 갈릴레이의 진의가 어느 쪽에 있었는지를 놓고 의견이 갈렸지만 로리니 수사가 종교재판에 제출한 것과 같은 내용의 서한 원본이 발견됨으로써 이를 둘러싼 논란도 종지부를 찍게 됐다. 갈릴레이는 서한 원본에서 성경의 특정 입장에 대해 "거짓(false)"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가 줄을 긋고 "진실과 달라 보이는(look different from the truth)"으로 수정했으며, 또 다른 한 부분에서는 "감추는(concealing)"이라는 단어 대신 어감이 약한 "가리는(veiling)"이라는 단어로 고쳐 썼다. 갈릴레이가 자신에 대한 종교재판에 대비하기 위해 원본의 자극적인 단어를 순화한 수정 서한을 만들어 돌린 셈이다. 갈릴레이는 이때 성서 내용과 모순되는 학설을 주장하거나 옹호하지 않는다는 서약을 하는 선에서 마무리돼 종교재판에는 회부되지 않았다. 그러나 1632년 '프톨레마이오스-코페르니쿠스 두 개의 주요 우주 체계에 대한 대화'를 출간한 뒤에는 결국 종교재판에 넘겨져 유죄판결을 받았으며 이후 죽을 때까지 9년간 가택연금 상태로 살았다. 그가 종교재판 뒤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는 말을 했다고 널리 알려져 있지만 실제 그런 말을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 정설로 돼 있다.
리치아르도 박사는 갈릴레이의 서한을 받은 인사들이 추가로 적어넣은 코멘트를 연구하다가 1840년대 소장 목록에 올라있던 문제의 서한을 우연히 발견했다. 목록에는 서한이 작성된 날짜도 1613년 10월 21일로 잘못 적혀 있었다고 한다. 이 서한은 갈릴레이의 제자들이 1657년 설립했다가 10여년 만에 사라진 피렌체의 '아카데미아델치멘토(Academy of Experiment)'와 영국학술원의 인연으로 영국에 넘겨졌다가 분류가 잘못되는 바람에 서고에서 빛을 보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리치아르도 박사는 이 서한의 내용과 의미를 자세히 기술한 논문을 영국학술원 저널 '노트와 기록(Notes and Records)' 최신호에 실을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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