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9.03 15:48
수정 : 2018.09.03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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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민주당 대표인 임미 오케손이 지난달 31일 남부 스웨덴 란스크로나에서 거리 유세를 하고 있다. 란스크로나/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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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총선서 “극우 스웨덴민주당 20% 넘을 것” 예상도
여당 지지율 하락…전 내무 “이민자 통합 문제 과소평가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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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민주당 대표인 임미 오케손이 지난달 31일 남부 스웨덴 란스크로나에서 거리 유세를 하고 있다. 란스크로나/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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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을 일주일 앞둔 스웨덴에서 이민 문제가 표심을 가를 결정적 의제로 떠오르고 있다. 유럽 안에서 가장 자유롭고 개방적인 나라로 꼽혀 온 스웨덴마저 이민자 유입 역풍으로 극우 정당이 기세를 올리는 이탈리아·독일·프랑스·오스트리아·네덜란드 모습을 따르고 있는 것이다.
<가디언>은 2일 극우 스웨덴민주당이 오는 9일 총선에서 득표율 2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31일 현지 신문 <아프톤블라뎃>과 설문조사기관 이니지오의 조사 결과를 보면, 스웨덴민주당은 지지율 18.1%로 여당인 사회민주당과 중도당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지난 6월 조사에선 20.5%를 기록해, 2위 중도당과 0.1%포인트 차이였다. 일각에선 소셜미디어의 영향으로 극우 지지자들이 결집해, 득표율 25%까지 내다볼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지지자들은 범죄 강력 처벌, 이민자 유입 차단, 북유럽 국가들 출신 이민자만 선별 수용, 공권력 강화 등을 내세운 스웨덴민주당 정책에 지지 의사를 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당 내부에도 이번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적이 나올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폴라 비엘러 스웨덴민주당 의원은 “(이번 선거는) 이민에 관한 것”이라며 “다른 정당들은 이민 문제와 연결되고 싶어하지 않는다. 이 문제에 대해 ‘옳지 않기’(Not nice) 때문이다. 그건 기본적으로 유권자들이 멍청하다고 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데르스 새너스타트 룬드대 교수는 “스웨덴민주당 지지자들에게 이민 문제는 범죄, 병원 대기 시간, 학교, 연금 등 모든 상황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비친다”며 “1990년 이후 설문조사에서 많은 사람이 이민자 유입을 줄이길 원하고 있었지만 정책은 이를 반영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스웨덴민주당은 2005년 ‘젊은 피’ 임미 오케손(39)을 당 대표 자리에 앉힌 뒤 지지율이 급상승했다. 2010년 선거에선 득표율이 5.7%에 그쳤지만, 2014년엔 12.9%로 두 배 넘게 늘었다. 의원 수도 2010년 20명에서 2014년 49명이 됐다. 이렇다 보니 중요한 법안 처리 때마다 스웨덴민주당의 존재감은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커졌다. 니클라스 볼린 미드스웨덴대 연구원은 “장기적으로는 그들을 배제시키는 것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여당 지지율은 처참하게 떨어지는 모습이다. 사민당은 지난 6월 <로이터> 통신의 여론조사 때 사상 최저인 25.7%를 기록했다. 사민당 소속 안데르스 위게만 전 내무장관은 “2015년 전부터 이민자 통합 문제를 과소평가했던 것은 실수”였다며 “지지자들은 이민자 문제에 대해 논의하기를 원치 않았다. 극우 정당에 도움이 되지 않으려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권자를 되찾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이 떠나는 것을 일단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6년간 스웨덴에 이민 신청을 한 인원은 40만명에 달하며, 이는 유럽 내 시민 1인당 이민자 신청자 수로 최고 수준이다. 이민자 유입은 지난해 1월 스웨덴이 예상보다 4년이나 빨리 인구 1000만명을 돌파한 이유였다. 당시 스웨덴 정부는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볼린 연구원은 “다른 문화적 규범을 지닌 사람들을 통합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이민자를 사회 위협으로 느끼게 하고 있다”며 “이민자 (유입과 정착) 비용이 복지국가 스웨덴을 해치고 있다는 (정당의) 주장이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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