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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0.02 18:33 수정 : 2005.10.02 18:33

터키 유럽연합 가입 지지율

회원국들 반대 여론 여전히 높아 “절대 안돼” 오스트리아 ‘반발의 핵’ EU외무장관 긴급회의…이견조율

터키의 유럽연합(EU) 가입 문제가 3일 터키와 유럽연합의 공식 협상 개시를 앞두고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터키의 아르메니아인 학살과 키프러스 불인정 문제가 불거지더니, 터키에 회원국 지위를 줄 수 없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유럽연합 외무장관들은 2일 룩셈부르크에서 긴급 회의를 열어 이견을 최종 조율할 예정이다.

룩셈부르크 회의에선 터키의 회원국 지위 협상에 반대하는 오스트리아를 설득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볼프강 슈셀 오스트리아 총리는 “유럽연합이 새로운 회원국을 맞는 데 대한 사람들의 우려를 이해해야 한다”며 터키에 회원국이 아닌 특별협력국 지위를 부여하자고 주장했다. 유럽연합이 터키와 협상에 들어가기 위해선 25개 회원국 모두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오스트리아의 반대는 유고 전범을 국제사법재판소에 넘기지 않아 지난 3월 유럽연합 가입 협상이 보류된 크로아티아 문제를 풀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터키는 회원국 지위가 아니라면 어떤 협상에도 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51) 터키 총리는 1일 슈셀 오스트리아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특별협력국 지위 협상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압둘라 굴 터키 외무장관도 “우리가 협상의 기본틀을 명시한 문서를 보기 전에 협상장에 갈 것이라고 기대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유럽연합은 공식적으론 터키의 가입을 환영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각국의 여론조사(표) 결과는 강도는 다르지만 대체로 터키의 가입에 부정적이다. 유럽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가난한 7천만 인구가 유럽 노동시장에 끼칠 부정적인 영향과 이슬람 문화의 적합성에 대한 회의 때문이다. 이슬람교도가 인구의 7%를 차지하는 프랑스에서도 찬성은 20% 정도에 불과하다.

1915년 터키의 아르메니아인 학살과 최근 키프러스에 대한 봉쇄정책도 유럽 국가들의 거부감을 부추기고 있다. 유럽의회는 최근 성명을 내어 “아르메니아인 학살에 대한 터키의 인정이 유럽연합 가입 협상의 전제조건이 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럽연합은 터키에 대해 지난해 유럽연합에 가입한 남키프러스를 인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터키는 북키프러스에 거주하는 터키계 주민들의 분리독립을 지원하고 있다. 터키가 유럽연합이 요구하는 개혁을 이행할 수 있을까에 대한 회의 역시 발목을 잡고 있다. 터키는 무려 8만 쪽에 이르는 유럽연합 법령을 국내법에 반영시켜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이번 외무장관 회담에서 오스트리아의 반대를 무마하고 터키와 협상의 뼈대를 담을 공동선언문을 이끌어낼 경우, 터키가 40여년 이상 두드려온 유럽연합 가입 협상의 문이 마침내 열리게 된다. 그러나 가입 협상이 언제 마무리될 수 있을지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하는 형편이다. 터키는 1959년 유럽연합 전신인 유럽경제공동체(EEC)에 가입 신청서를 냈으며, 1963년 준회원국 자격을 얻었다.

그러나 터키의 가입 협상이 제대로 매듭지어지지 않을 경우 유럽연합의 진로에 다시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 프랑스와 네덜란드는 올 초 국민투표에서 유럽연합 헌법안을 부결시킨 바 있다.


유강문 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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