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난총장, 수단 등 ‘현재진행형 학살’종식 촉구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의 강제수용소와 유대인 대학살(홀로코스트)의 상징이 된 아우슈비츠 수용소 해방 60돌인 27일을 전후해 세계 곳곳에서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대규모 행사들이 열린다. 최근 독일 작센주에서 신나치 정당인 국가민주당(NPD) 소속 의원들이 나치 희생자 추모행사에서 묵념을 거부하고 퇴장해 독일 정계가 발칵 뒤집히는 등 유럽 전역에서 전쟁의 기억이 흐려지고 반유대주의 정서가 다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예년보다 더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폴란드 남부 아우슈비츠에서 27일 열릴 행사에는 알렉산드르 크바니예프스키 폴란드 대통령과 모셰 카차브 이스라엘 대통령을 비롯해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호르스트 쾰러 독일 대통령 등 주요국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한다. 이들과 함께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사람들 및 희생자 유가족 대표, 나치에게 패배를 안기고 수용소를 해방시켰던 소련군 참전용사 등 모두 1만여명이 이날 기념식에서 자리를 함께 한다. 유엔도 24일 창설 이후 처음으로 희생자 및 관련국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희생자를 추모하는 특별총회를 열었다. 이 특별총회는 존 댄포스 미국 대사가 지난해 말 제안하고 191개 유엔 회원국 가운데 138개국이 동의해 이뤄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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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유엔은 홀로코스트에 대한 직접적 반응으로 창설됐다”면서 “전후에 새로 태어난 세대와 미래 세대들이 죽음의 수용소와 홀로코스트의 교훈을 모른 채 자라서는 결코 안된다”고 밝혔다. 그는 “유대인 등 600만명의 생명을 파괴한 이 악은 오늘날에도 우리를 여전히 위협하고 있다”며 지금도 진행 중인 수단 다르푸르의 학살 등을 막기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을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에 촉구했다. 나치의 죄악을 거듭 사죄하며 배상해온 독일도 25일 베를린에서 별도로 아우슈비츠 해방 행사를 열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는 유엔 특별총회를 맞아 내놓은 성명에서 “독일의 역사적 책임은 결코 상대화될 수 없다”면서 “테러로부터 이스라엘 안보와 영토, 시민을 보호하는 것은 이젠 독일의 핵심 외교정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독일에선 나치를 동경·지지하는 신나치 정당들이 오랜 경기 침체로 어려워진 서민들의 불만을 파고들며 급속하게 세력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9월 지방선거에서 신나치 성향의 국가민주당(NPD)이 작센주, 극우정당 독일민중연합(DVU)은 브란덴브루크주에서 각각 9.2%와 6.1%의 지지율로 처음 의회에 진출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1일 작센주 의회의 나치 희생자 추모 기립 묵념행사에서 국가민주당 소속 의원 12명이 묵념을 거부하고 퇴장했다. 프랑스에서도 최근 논란을 빚은 반유대주의 확산 조짐 속에 25일 파리 홀로코스트 기념관 앞에 나치 수용소로 끌려간 유대인 7만6천명의 이름이 새겨진 ‘이름의 벽’ 제막식이 열린다. 나치는 1933~45년 유럽 전역 2500여개의 수용소에 600여만명을 끌고가 가스실에서 처형하거나 질병과 기아로 죽게 만들었으며 이 가운데 90% 이상이 유대인이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 희생자만 120만명 가량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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