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5.08.09 18:29 수정 : 2005.08.09 18:33

카라지치등 보스니아내전 전범 곧 체포?

대학살 비디오 공개뒤 민심 떠나 정부도 재판에 조금씩 협조해

5백만달러의 현상금이 내걸린 보스니아 내전의 최고 전범 라도반 카라지치(60)의 행방이 10여년째 오리무중이다. 지난달 초 보스니아 주둔 평화유지군이 그의 아들을 10여일 동안 가둔 채 다그치고, 부인도 자수를 권유했지만 성과는 없었다.

이달 초 몬테네그로공화국의 주간 <모니토르>는 그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에 인접한 몬테네그로 북서부 니시치 외곽의 세르비아계 정교회 수도원 지하시설에 은거 중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곳은 평화유지군의 관할권이 미치지 않아 세르비아정부 협조 없이는 체포가 불가능한 지역이다. 현장취재한 <비비시> 등 서방 기자들은 이 곳에서는 카라지치가 보스니아 내전의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기 때문에 주민과 경찰 등이 카라지치를 내줄 가능성은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1992~1995년 보스니아내전 당시 세르비아계의 자칭 ‘스르프스카공화국’ 대통령이었던 카라지치는 원래 몬테네그로의 니시치 인근 사브니치 출신이다. 15살 때 보스니아의 사라예보로 이주해 정신과 의사가 된 카라지치는 티토 사후 유고연방 분열과정에서 보스니아 내전을 주도하며 ‘대세르비아’ 기치를 내걸었던 극우민족주의자이다. 그는 보스니아 내 이슬람계와 크로아티아계 주민들에 대한 대량학살 등 16가지 범죄 혐의로 1995년 유고전범재판소에 기소된 상태다. 현재 보스니아 내 세르비아계 장악지역과 세르비아-몬테네그로 국경을 넘나들며 은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10년 전 5일 동안 7500여명의 이슬람계 주민을 학살한 스레브레니차 대학살의 책임자로 함께 전범재판소에 기소된 보스니아 내 세르비아계 군사령관 라트코 믈라디치(63)의 행방 역시 묘연하다. 유고연방 군 장성 출신인 믈라디치는 세르비아군 정보기관의 보호를 받다가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 대통령이 전범재판소에 넘겨진 2002년 이후부터 사라졌다.

그러나 이들이 숨을 곳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원조중단 압력을 받고 있는 세르비아-몬테네그로 정부가 헤이그 전범재판소에 조금씩 협조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고, 대학살 비디오테이프 방영 이후 두사람에 대한 세르비아계 주민들의 지지도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고 내전에서 자신들을 최고의 희생자로 생각하고, 그래서 두 사람을 ‘전쟁영웅’으로 떠받드는 세르비아인들의 생각이 바뀌지 않는 한 두 사람을 재판정에 세우기는 그리 쉽지 않아 보인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