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8.07 20:13
수정 : 2005.08.07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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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 쿡 전 영국 외무장관 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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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중 심장마비 추정, 이라크 침공 반대연설 유명
로빈 쿡(59) 전 영국 외무장관이 6일 낮 등산 도중 쓰러져 인근 병원으로 긴급 수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쿡 전 장관은 이날 평소 자주 오르던 스코틀랜드의 벤스택산(721m) 정상 부근을 두번째 부인, 친구들과 함께 오르던 중 심장마비로 쓰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미국의 일방주의적 외교정책과 영국의 이라크 침공의 부당성에 대해 영국 노동당 내에서 가장 목소리 큰 반대자였으면서도, 지난 5월 총선에서 노동당의 승리를 위해서 누구보다도 열심히 뛴 노동당맨이었다. 특히 지난 2003년 3월 미·영의 이라크 침공 전날 하원 연설을 통해 노동당 하원대표를 사임하면서 “국제적 합의나 국내적 지지가 없는 전쟁을 지지할 수 없다”고 한 그의 연설은 명연설로 꼽힌다.
1946년 2월 화학교사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본명이 ‘로버트 핀라이슨 쿡’이지만, 학창시절 이후 별명인 ‘로빈’으로 불려왔다. 에딘버러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뒤 정치에 뛰어들어 28살이던 1974년 에딘버러시 하원의원에 당선된 이후 야당인 노동당 그림자내각의 보건, 통산, 외무장관으로 승승장구했다. 1997년 노동당의 총선 승리 이후 외무장관으로 입각해 ‘도덕외교’를 내세워 코소보사태에 대한 국제사회의 개입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그러나 비서와 추문으로 30년 결혼 생활을 끝내는 개인적인 불행 속에서 2001년 개각 때는 외무장관직에서 밀려나 하원 대표로 강등됐다. 블레어 쪽보다는 차기 총리가 유력한 고든 브라운 재무장관쪽과 가까운 사이로 브라운이 총리가 되면 중용될 인물로 점쳐져 왔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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