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정상회의에서 토니 블레어(오른쪽에서 두번째) 영국 총리와 유럽연합(EU) 의장국인 룩셈부르크의 장 클로드 융커 총리(맨 오른쪽), 두 나라 외무장관 등이 12개 별이 그려진 대형 유럽연합기 앞에 서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브뤼셀/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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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되기 앞장’ 독일·프랑스·이탈리아 마저 1% 성장 1%대 성장률에 8%대 고실업, 국가경쟁력 세계 27위. 신경제로 무장한 미국의 독주와 브릭스(BRICs)의 급성장, 역동적인 아시아 경제와 맞닥뜨린 ‘늙은 유럽’의 자화상이다. 구조적인 침체에 빠진 유럽경제의 진로는 대륙통합으로 미국식 시장경제와는 다른 모델을 추구하려는 ‘유럽주의’의 최대 변수가 되고 있다. “몇몇국가 신용등급 걱정 처지” ◇ 독·프·이 3국 경제 침체일로=‘통합 유럽’의 주축국인 독일·프랑스·이탈리아 세 나라 경제는 침체일로를 걷고 있다. 이들 세 나라의 비중은 유럽경제 전체의 절반을 차지한다. 유럽 단일통화9유로화)를 쓰는 유로권 12개국과 거리를 두고 있는 영국과 북유럽은 상대적으로 견실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유로권 경제는 잠재성장률(3%)은 물론, 지난해(1.8%)보다 떨어진 1.2% 성장에 머물 전망이다. 기준금리 2%의 저금리 상황에도 투자와 소비는 살아나지 않고 실업률은 8%를 웃돌고 있다. 고유가와 유로화 강세라는 외부 여건도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80년대 영국병이 대륙에서 재발했다’는 비아냥을 넘어, 잠재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것이란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모건스탠리는 “유럽경제가 강한 통화와 경직된 노동시장 탓에 초저성장-초저물가-초저금리 상태에 빠져있다”고 분석했다. 세수 감소에 따른 재정적자 규모도 세 나라 모두 국내총생산의 3%를 넘어서, 유럽연합 차원의 제재를 받을 상황에 처했다.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몇몇 유럽 국가는 국가신용등급을 걱정해야 할 처지”라고 혹평했다. 주요 지표 미국 70년대말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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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년 리스본전략 공수표되나 ◇‘성장과 고용’으로 전략 선회 =올 3월 유럽연합 회원국 정상들은 ‘신 리스본전략’을 추인했다. 2000년 포루투갈 리스본에서 만나 “2010년까지 미국을 추월하는,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경쟁력 있는 지식기반 경제”를 목표로 내놓은 ‘리스본전략’이 ‘공수표’가 될 지경에 놓였기 때문이다. 5년이 지났건만 사회통합과 환경보호, 통신시장 등 일부 분야를 빼곤 미국과의 격차가 훨씬 더 벌어진 탓이다. 이 때문에 ‘신 리스본전략’은 일부 회원국의 반발을 딛고 “성장과 고용”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독일은 노동시장과 사회보장제도 개편에 나섰고, 프랑스는 연금 개혁과 주 35시간 근무제 폐지를 받아들였다. 서유럽국 대부분은 투자 유치를 위해 경쟁적으로 법인세율을 낮췄다. 유럽연합 상공회의소는 이런 전략 수정을 “미래가 아닌 지금 살아남기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유로권에 경기회복을 위한 금리인하와 함께 “연금 등 사회보장제 개편, 기간산업의 민영화, 고용시장 유연화, 서비스 시장 개방 등의 구조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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