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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8.09 17:27 수정 : 2019.08.09 19:38

9일 홍콩 국제공항 입국장에서 반송중 시위대가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최근 홍콩 상황을 알리기 위해 손팻말을 든 채 연좌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 외교관, 홍콩 시위 지도부 만나자
중국, ‘미 외교관 개인정보’ 등 신상털이

미 “폭력배같은 짓…정상국가 아니다” 맹비난
중 “패권적 행태, 내정간섭 멈춰라” 반격

9일 홍콩 국제공항 입국장에서 반송중 시위대가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최근 홍콩 상황을 알리기 위해 손팻말을 든 채 연좌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홍콩 주재 미국 외교관이 현지 학생운동 지도부와 만난 것을 두고 미국과 중국이 거친 표현을 동원하며 격렬하게 맞붙었다. 미-중 무역 갈등에 이어 홍콩 ‘반송중’(중국 송환 반대) 시위를 두고서도 양국이 ‘난타전’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9일 <홍콩 프리 프레스> 등 현지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홍콩 주재 미 총영사관 정무담당 외교관은 지난 6일 시내 호텔에서 조슈아 웡을 비롯한 홍콩 독립 성향의 데모시스토당 지도부와 홍콩대 학생회 관계자 등을 만났다. 홍콩 <대공보>는 7일 해당 외교관의 자세한 신상 정보와 함께 이들이 만나는 모습을 담은 사진에 ‘외세 개입’이란 제목을 붙여 보도했다. <대공보>는 중국 외교부 홍콩 연락사무소(중련판)이 직접 관리하는 관영매체다. 이어 중련판 쪽은 즉각 미 총영사관 관계자를 불러 ‘내정간섭’이라며 공식 항의했다.

미국 쪽도 중국의 ‘미 외교관 신상털이’에 발끈했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8일(현지시각) 정례 브리핑에서 이에 대한 질문을 받고 “미국 외교관의 개인정보와 사진, 자녀 이름까지 유출한 것을 공식 항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런 행동은 폭력배 같은 정권이나 하는 짓”이라며 “책임 있는 국가라면 그렇게 행동하지 않는다”고 비난 수위를 높였다. 그는 이날 브리핑에서 ‘폭력배 같은’이란 표현을 세차례나 사용했다.

현직 외교관이 학생운동 지도부와 만난 것에 대해서도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미국 외교관이 전세계에서 늘상 하는 일”이라며 “홍콩이나 중국뿐 아니라, 미국 공관이 있는 곳이면 어디서나 정부 관료도 만나고 야권 지도부도 만나는 게 미국 외교관의 업무”라고 말했다.

중국 쪽도 다시 즉각 반격에 나섰다. 중련판은 9일 성명을 내어 오테이거스 대변인의 발언에 대해 “중국에 대한 공공연한 중상이자 비방”이라며 “미국이 흑백을 뒤바꾸는 강도적 논리이자, 유아독존적이며 패권적인 사고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특히 중련판은 “미국 쪽은 자국 외교관이 전세계에서 반정부 인사나 심지어 분리독립 세력까지 만나고 다니는 걸 일상적 업무라 주장했다”며 “이는 내정 불간섭이란 국제법과 국제관계의 기본적인 원칙은 물론 주재국 정부와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반송중 시위 개시 두달째를 맞은 9일 홍콩 국제공항 입국장에선 검은 옷을 입은 시위대 수백명이 외국 관광객 등을 상대로 홍콩 상황을 알리기 위한 연좌시위를 벌였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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