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8.06 18:37
수정 : 2019.08.06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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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중국계 은행 직원이 100달러 지폐를 세고 있다.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에도 중국은 ‘달러당 7위안’ 수준 유지를 위해 인위적으로 시장에 개입하지 않을 뜻임을 분명히 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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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추가 관세-환율조작국 지정에 맞불
“농산물에 추가 보복관세 부과도 가능”
인민은행 “위안화 환율 시장이 결정”
‘달러당 7위안’ 이하(포치) 유지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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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중국계 은행 직원이 100달러 지폐를 세고 있다.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에도 중국은 ‘달러당 7위안’ 수준 유지를 위해 인위적으로 시장에 개입하지 않을 뜻임을 분명히 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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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에 강하게 반발하는 한편,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 경고에는 미국산 농산물 수입 금지로 맞불을 놓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달러당 7.0위안’ 이상(포치·破七)으로 오른 위안화 움직임을 사실상 용인하되, 인위적으로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뜻도 분명히 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 오후 낸 성명에서 “이(환율조작국 지정)는 남에게 해를 끼치는 것은 물론 자기 파괴적인 행태”라며 “이런 미국의 일방주의적 행태는 환율과 관련한 국제사회의 다자간 합의틀을 훼손하는 행태이며 국제 통화제도의 안정적 운용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에도 인민은행은 6일 아침 위안화의 시장거래 기준치(중간 포인트)를 달러당 6.9683위안으로 고시했다. 전날(달러당 6.9225위안) 대비 0.0458위안(0.66%)만큼 또다시 크게 절하(환율 상승)한 것으로, 중국 외환당국이 ‘포치’를 계속 용인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홍콩 역외시장에선 환율조작국 지정에도 불구하고 위안화 환율이 약세를 지속하면서 한때 사상 최고치인 달러당 7.1397위안까지 오르기도 했다.
앞서 이강 인민은행장은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발표 몇시간 전에 성명을 내어 “위안화 가치는 시장이 결정하며, 중국은 국제 무역마찰을 관리하기 위한 도구로 위안화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달러당 7위안’ 선을 방어하거나 혹은 끌어내리기 위해 인위적으로 시장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그러나 외신에 따르면, 인민은행이 이날 위안화 가치 안정을 위해 역내외(홍콩 및 중국) 시장에 대한 구두개입 혹은 실물개입 신호를 시장에 발신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런 가운데 중국 상무부와 국가개발개혁위원회는 6일 “(국영기업을 중심으로) 중국 기업들이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전면 중단했다”고 밝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10%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밝힌 뒤인 3일부터 구매한 미국산 농산물에 대해 보복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민일보> 등 관영매체들은 일제히 추가 ‘보복 조처’를 주문하고 나섰다. 지난 5월 초 거론됐던 ‘희토류’ 대미 수출 제한이 맞보복 카드로 다시 등장했다. 이날 국적 항공사인 중국항공은 오는 27일부터 베이징~호놀룰루 항공편 운항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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