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7.29 14:09
수정 : 2019.07.29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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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밤 홍콩 도심에서 열린 '반송중' 시위 도중 넘어진 시위대를 진압경찰이 방패로 짓누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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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집회 불허…곳곳서 시위대와 충돌
경찰, 지하철역 진입해 곤봉 휘둘러
부상자 속출…과잉·폭력진압 비난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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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밤 홍콩 도심에서 열린 '반송중' 시위 도중 넘어진 시위대를 진압경찰이 방패로 짓누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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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불허에도 홍콩 ‘반송중’(중국 송환 반대) 시위가 주말 내내 이어지면서 시위대와 경찰이 도심 곳곳에서 격렬하게 충돌했다. 중국 당국은 홍콩 시위 사태와 관련해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홍콩 프리 프레스> 등 현지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28일 오후 홍콩 도심 센트럴 지역 차터가든에서 1만1천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반송중’ 집회가 열렸다. 주최 쪽은 차터가든에서 출발해 쑨원기념공원까지 행진을 예고했지만, 경찰 당국은 집회만 허가하고 행진은 불허했다. 쑨원기념공원 부근에 홍콩 주재 중국 중앙정부 연락사무소가 있어 충돌을 우려한 탓이다.
하지만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오후 4시께부터 코즈웨이베이, 완차이 등 도심 곳곳에서 ‘반송중’ 시위 특유의 ‘뭉치고 흩어지기’를 거듭하며 시위를 이어갔다. 특히 일부 시위대가 중국 연락사무소 건물 쪽으로 향해 긴장감을 높였다. 미리 배치된 경찰이 막아서자, 이들은 도로난간 등을 끌어다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경찰과 맞섰다.
앞서 지난 21일 ‘반송중’ 시위 때 일부 시위대가 중국 연락사무소 건물 앞으로 몰려가 중국 국가휘장에 검은색 페인트를 던지고, 건물 주변에 반중 구호를 스프레이 페인트로 써놓는 등 노골적인 ‘반중 감정’을 드러낸 바 있다. 이에 중국 당국은 “국가 주권에 대한 모독”이라고 강력 비난했다.
경찰은 해질 무렵부터 최루탄과 고무탄 등을 난사하며 시위대 해산작전에 나섰으며, 시위대가 격렬히 저항하면서 부상자가 속출했다. 홍콩 도심에선 이날 한밤까지 시위대와 경찰의 공방전이 이어졌으며, 시위대는 자정 무렵 자진 해산했다. 경찰 당국은 이날 시위 진압과정에서 10여명을 체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송중’ 시위대는 전날에도 지난 21일 밤 시위대를 겨냥한 ‘백색테러’가 벌어진 위안랑 지역 일대에서 28만8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대적인 규탄 집회를 벌였다. 경찰은 ‘안전’을 이유로 27일 집회 역시 불허했지만, 헬멧과 고글 등을 갖춘 시위대는 밤늦게까지 경찰과 대치하며 시위를 이어갔다.
특히 이날 밤 10시께 시위대가 지하철 위안랑 역 내부에 모여 있는 상황에서 경찰이 예고 없이 들이닥쳐 곤봉과 방패를 휘둘러 부상자가 속출해 과잉·폭력진압이란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현장을 담은 동영상을 보면, 경찰은 넘어진 시위대를 에워싸고 곤봉을 휘두르기도 했다. 이날 시위 도중 다쳐 병원으로 옮겨진 시민은 23명에 이른다. 경찰 쪽은 이날 집회를 주도한 맥스 청(39)을 비롯해 39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주말 이틀 내내 홍콩이 ‘반송중’ 시위로 달아오르면서,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 사무 판공실이 29일 최근 사태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고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가 보도했다. 판공실 쪽은 회견에서 지난 21일 벌어진 홍콩 주재 연락사무소 앞 시위 사태와 같은 날 밤 벌어진 ‘백색 테러’의 배후에 중국 당국이 있다는 의혹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 국방부 쪽에서 내비친 시위 사태 관련 ‘인민해방군 투입설’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나올 지도 관심사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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