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7.05 14:49
수정 : 2019.07.05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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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북서부 신장위구르(웨이우얼) 자치구의 호탄 외곽에 자리한 위구르 무슬림 집단 수용시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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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재교육 캠프 입소…자녀는 기숙학교로
위구르 어린이 유치원 취학률 난데없이 폭증
고유문화 차단…위구르어 사용 금지도
전문가, “사실상 문화적 인종학살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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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북서부 신장위구르(웨이우얼) 자치구의 호탄 외곽에 자리한 위구르 무슬림 집단 수용시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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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이 신장위구르(웨이우얼) 자치구에서 위구르계 무슬림 어린이들을 대거 기숙학교에 입교시키고, 언어와 종교를 비롯한 전통 문화를 접할 기회를 차단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실상 문화적 인종말살 정책이란 비판이 나온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5일 “위구르족 성인 수십만명이 거대한 캠프에 사실상 구금되기 시작한 시점에 신장에서 대규모 기숙학교 건설 공사가 벌어지고 있다”며 “성인을 상대로 위구르 정체성을 없애려는 시도가 이뤄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어린이들에 대해서도 민족 정체성을 말살하려는 움직임이 조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비비시>는 신장위구르 전문가인 아드리안 젠츠 박사가 최근 펴낸 논문 내용을 따 “중국 당국은 부모 중 1명 또는 2명 모두 수감 또는 구금됐거나, 재교육·직업교육 캠프에 입소한 경우 ‘특별한 도움’이 필요한 것으로 분류해 중앙 정부의 보호를 받도록 했다”며 “이 때문에 성인용 구금 캠프가 건설되는 것과 동시에 어린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와 보호 시설도 대폭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위구르족이 절대다수인 신장자치구 남부 지역에선 어린이의 유치원 취학률이 최근 몇년 새 4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비비시>는 “2017년에만 신장 지역에서 새로 유치원에 등록한 어린이가 50만명을 넘어섰고, 이 가운데 위구르족을 비롯한 무슬림 어린이가 90%에 이른다”며 “전국 평균치보다 낮았던 신장 지역 어린이의 유치원 취학률이 중국에서 최고 수준으로 뛰어올랐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은 관련 시설 건설에 예산 12억달러를 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숙사나 보호시설에서 생활하는 어린이들은 중국어와 중국 문화를 배우며, 위구르어 사용은 금지된 것으로 전해졌다. 젠츠 박사는 <비비시>에 “중국 당국은 신장에서 조직적으로 부모와 자녀를 떼어놓고, 인종적 뿌리와 종교적 신념, 고유한 언어를 배울 기회를 차단당한 ‘새로운 세대’를 키워내고 있다”며 “이런 행태는 ‘문화적 인종학살’이라 부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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