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7.03 18:14
수정 : 2019.07.03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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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신장위구르(웨이우얼) 자치구의 분리독립 소요 관련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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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수비대, 휴대전화 수거 개인정보 빼내
안드로이드 감시앱 설치…아이폰은 별도 기기
연락처·전자우편, 문서·음성파일 외부 서버로
개인정보활용 방법, 저장 기간 등은 불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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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신장위구르(웨이우얼) 자치구의 분리독립 소요 관련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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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이, 신장위구르(웨이우얼) 자치구를 방문하는 외국인을 포함한 여행객의 휴대전화에서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빼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신장위구르는 분리독립을 요구하는 소요가 빈발하는 곳이다. 안드로이드 기기에는 감시용 애플리케이션을 동의 없이 설치했고, 아이폰은 별도의 장치를 이용해 정보를 추출한 것으로 보인다.
영국 <가디언>과 미국 <뉴욕 타임스> 등이 공동 취재해 2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을 종합하면, 중국 국경수비대는 인접국인 키르기스스탄에서 신장위구르 자치구로 넘어오는 검문소에서 여행객들에게 휴대전화를 잠금해제한 뒤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이어 수거한 휴대전화를 다른 장소로 가져간 뒤 1시간여 만에 돌려줬다. 올해 신장 지역을 다녀온 한 여행객은 <가디언>에 “휴대전화를 가져가 뭘 했는지에 대해선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았다. 돌려받은 휴대전화를 살펴보니 수상한 앱이 깔려 있었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이 안드로이드 기기에 설치한 것은 자체 개발한 ‘펑차이’(벌이 꿀을 모으는 일)란 감시용 앱으로 알려졌다. <가디언> 등이 사이버 보안 전문기관에 맡겨 분석한 결과, 이 앱을 설치하면 휴대전화에 저장된 연락처와 전자우편, 문자메시지, 사진·음성·영상 파일 등 개인정보를 외부 서버로 옮길 수 있다.
<뉴욕 타임스>는 “중국 국경수비대는 아이폰도 잠금해제를 요구한 뒤, 유에스비 케이블을 이용해 정체불명의 휴대용 장치에 연결했다”며 “이 장치로 어떤 일을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휴대전화 고유 식별정보와 위치를 추적하면 특정 여행객의 이동 경로를 감시할 수 있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 활동가 마야 왕은 <가디언>에 “투르크계 무슬림을 비롯한 신장 주민들이 24시간 고도의 감시를 받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며 “이번 보도는 외국인까지 대대적인 불법 감시를 받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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